떠오르는 찰나, 그 잔상의 기록.

03 : 형벌.

by 이소서

03 : 형벌.





난 어린 날, 강해지고 싶었어.



모든 걸 품고 모든 사랑에게서 기쁨을 나누고 싶었지.



하지만 세상은 늘 내 코 끝을 잠기고,

아차 하면 뺏기고 말기에, 결국엔 나 마저 잃어 영원한 시간 속 갇혀 문을 찾지만,



별을 세던 아이는, 울지도 못하고 이별을 새겼네.

밤마다 제가 잊은 게 무언지 알지도 못하고.



아, 매일을 생각해.



나는 왜 존재하는지.



무엇을 위해 이토록 존재하는건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을지 말이야.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해.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밤이 오기를,



이 몸이 죽고 죽어, 결국엔 하늘을 품는 그 밤을.

바다에 떠밀려 아무도 없는 그곳에, 남몰래 다 토해낼 그 삶을.



이제 상상이 가니?

벌써 우리가 이 정도의 날을 먹었다는 게 말이야.



난 이정도의 나이를 상상해 본 적이 없어.

물론 어른이 된 후의 나를 그려본 일이 많지만,



이 정도의 일들은 그 어떤 서투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일테니.



그래, 한심하지 않니?

이토록 모난 어른이 되었다는 걸 말이야.



난 이정도의 나를 상상해 본 적이 없어.

물론 누구나 적당한 어른을 그리겠지만,



이렇게나 불행하단 걸 핑계 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



꿈꿨고, 꿈꿨어. 그토록 새긴 내 이름을.

이유가 있을테잖아.



이 땅에 태어나, 사람에 아사해 죽는 것이

우리의 운명인 것을.



그래도, 삶이 지속되는 이유가.



기억해. 매일 밤 세던 그 별의 얼굴을.



아, 알 것 같아. 이제 이 삶의 이름을.




#감성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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