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 금명을 보며.
06 : 금명을 보며.
저렇게 키워진다는 건, 무슨 느낌이려나
사랑을 받는다는 건, 어떤 마음이려나
가족이, 부모가 내 편이라는 건 어떤 삶이려나
평생 모르길 바랬다.
그 느낌을 알고서 또 남겨진다면
나는 그 기억들에 깔려 아사할 것만 같아서.
아니, 사실 알고싶었다.
사랑이 너무 고파서,
삶에 너무 허기가 져서,
한 사람이라도 배불리 먹고만 싶었다.
그럴수록 더 나를 탓했다.
내가 잘못한 거라고.
내 팔자가 기구해서,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
그래서 그런 거라고.
내가 모자라, 내가 문제라.
이런 형벌 같은 삶을 사는 거라고.
평생을 이방인처럼 살았다.
언제든 상대가 떠나면
나는 남겨져,
또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살을 떼어
그들의 흔적을 청소했다.
내일이면 다시 그들의 기억으로
더럽혀질 그곳을.
친아빠도, 오빠도, 엄마도, 새아빠도.
그리운 나의 집도.
두려워졌다. 부모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내 못생기고 울퉁불퉁한 모습을
그런 채 자란 불쾌한 그 오답들을
사람들에게 들킬까봐.
내가 돌이킬 수 없이 다 망가져버렸다는 것을,
이렇게 티가 나면서도, 그 불편한 진실을
모두가 알아챌까봐서.
금명이는 기억이 아닌 추억이 있겠구나.
세상이 그 이름을 다 깎아먹어도
부모님의 마음을 배불리 먹고,
또 세상에 나아갈 힘을 얻었겠구나.
부모님의 사랑이라는 건, 그런건가 보다.
다행이다.
너는 나와 같지 않아서.
그러니, 하나만 허락해주겠니?
내가 널 조금만 부러워할 수 있도록,
너와 같은 삶을 조금만 꿈꿀 수 있도록,
그것만 허락해주겠니?
그럼 나도 조금은 귀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아.
이런 나라도, 사랑 받는 게, 가당키나 한다는 듯이 말이야.
2025. 03. 22. 토.
#감성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