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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은 Mar 31. 2024

베를린에서 살아남기 - 면접 보기

한국과는 사뭇 달랐던 면접기행

베를린에 와서 총 두 개의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고, 현재 두 번째 회사에서 일하면서 또 이직을 준비하며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는 중이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 들어가기 전인 2022년 말에 지원서를 넣기 시작하면서 다시 이직을 준비하는 지금까지 총 107개가 넘는 회사에 지원을 했고 12개의 회사에서 면접을 보았다. 영어로 할 수 일을 찾아 영어로 주로 일을 했고, 또 나의 경력과는 다른 방향의 일에도 많이 지원을 했어서 비교적 면접을 보는데에 쉽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3년 전에 독일에 처음 와서 면접을 보면서 베를린, 독일에서 본 면접들의 형태 및 구조는 대략 비슷했다. 물론 회사마다, 또 일하는 분야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 내가 경험한 스타트업계의 사무직 면접 경험, 그리고 사회 초년생인 남편의 면접 경험과 다른 친구들의 면접 경험담을 들어본 결과 단계별 구조는 대개 다음과 같다.


서류통과를 했다면 대부분 총 3차의 면접이 따른다.


1차 면접


1차 면접은 대부분의 경우 30분 동안 회사의 내부 혹은 외부 Recruiter(리쿠루터)랑 소위 'screening interview'(스크리닝 인터뷰)라고 하는 면접이다. 내 경험상 스타트업의 경우 1차 면접은 영상전화로 하고 조금 더 전통적인 독일 회사들이나 큰 회사들은 전화로 30분 면접을 본다.

1차 면접은 주로 내가 제출한 이력서에 대한 내용을 더 자세히 듣고 싶은 것이고 기본적인 상항들을 확인한다.


- 전반적인 자기소개

- 이 전에는 무슨 일을 했는지

- 왜 이 회사에, 본 공고에 지원을 했는지

- 이직을 계획하고 있다면 왜 이직을 하려고 하는지

- 지금 다른 회사에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는 중인지 (앞으로 2차 3차까지 가면 회사 쪽에서 다른 회사에서 오퍼를 주기 전에까지의 타이밍을 알고 싶은 것)

- 기대하는 연봉의 금액

- 외국인인 경우 해당 국가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체류증을 소유하고 있는지 혹은 회사의 스폰서가 필요한지

- 궁금한 사항이 있는지


Tip


- 메모하기: 위의 내용은 주로 2차와 3차 면접에서도 또 물어보기 때문에 잘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영상통화나 전화통화로 면접을 할 때는 커닝노트를 적어 놓아서 자기소개 연습이 많이 안 된 상태이거나 떨릴 때 중요한 내용을 실수로 깜빡하지 않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특히 독일어로 자기소개를 해야 할 때 아주 도움이 되었다.


- 면접과정: 많은 리쿠루터들이 인터뷰 초기에 전체 면접과정을 알려주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안 그럴 경우 마지막에 물어보는 게 좋다. 전체 면접과정에는 몇 개의 스텝이 있으며 다음에는 누구와 면접을 볼 건지 물어보면 늘 답을 해준다. 그럼 그 정보를 가지고 다음에 2차와 3차 면접관의 관점에 맞춰 준비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언제쯤 1차 면접 결과를 알게 될 건지도 물어보면 좋다.


- 연봉: 연봉에 대해 얘기하는 건 그때그때 다르지만 딱 정해진 금액을 얘기하기보다 예를 들면 연 50,000유로-60,000유로 등 만 유로 내로 내가 생각하는 연봉을 제시하는 게 좋다. 현지에서의 연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 지 감이 없을 때는 Glassdoor 혹은 Kununu의 직책별 페이스케일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끔은 페이스케일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은 경우가 있어 감이 잘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현지에서 일하면서 사는 외국인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돕는 페북그룹등에 구체적인 공고내용과 내 경험을 설명하고 내가 생각하는 연봉이 이와 같은 직책에 합당하다고 생각하는지, 너무 적게 잡았거나 높게 잡았는지 의견을 모아 판단을 하는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2차 면접


2차 면접은 주로 1시간가량 진행한다. 이 또한 주로 스타트업계 혹은 국제적인 회사에서는 영상통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Hiring Manager' (하이어링 매니저)라고 하는 본 채용을 담당하는 부서의 팀장과의 면접이다. 간혹 팀장 외의 함께 가까이 일하게 될 다른 부서의 시니어 멤버 혹은 팀장등 2-3명이 패널로 함께 면접을 보는 경우도 많다.


Hiring Manager의 경우 나중에 취업을 하게 되면 같이 일하게 될 상사이며 하이어링 매니저의 의견이 본 채용을 결정하는 데에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로 CEO 혹은 부사장급과 진행하는 3차 인터뷰는 최종체크일 뿐 2차의 하이어링 매니저를 설득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1시간의 면접은 꽤나 긴 시간이다. 한국과 비교해 상당히 길었던 면접과는 달라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나에 대해 무얼 어떻게 보려고 저렇게 한 사람과 1시간이나 시간을 할애하며 면접을 진행하는지 의아했다. 하지만 나중에 보니 진로를 바꾸려고 새로운 분야에서 면접을 계속 보던 나에게는 나의 이력서로는 충분히 나도 전공자가 아니어도 잘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2차 면접은 나의 동기부여, 내가 일을 임하는 자세, 문제해결 능력등 나라는 사람과 능력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함이다. 내가 본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이 일에 관심을 가졌는지, 나의 경험을 기반으로 맡길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나의 커뮤니케이션 및 문제해결 능력등의 'soft skills'는 어떤지, 회사 문화와 잘 맞는 사람결정을 내리기 전에 확실하게 확인하는 단계이다.


많은 경우 면접관이 면접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더 자세히 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부터 기대하는 부분 및 채용이 될 경우 맡게 될 일을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면접관이 어느 부분을 중요시 생각하는지 채용공고에서는 없는 내용이 있을 수 있기에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많은 1차 면접에서 물어본 질문으로 시작이 되고 자기소개 이후에는 시나리오 기반의 질문 혹은 개인의 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질문을 한다.


- 많은 업무가 있을 때 어떻게 업무의 Priority (순위)를 결정하고 일을 진행하는지

- 이 전에 일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떻게 문제를 돌파했는지

- 일 하면서 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 행동했는지

- 다른 팀과의 일하면서 어려운 문제가 있었을 때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등


흔히 면접관들이 물어보는 예시 질문은 온라인에 더 많기에 10개 정도를 가지고 답을 준비해 놓으면 좋다.


STAR Method


STAR 메서드라는 방법으로 답을 기대하는 면접 질문드리알 STAR 메서드의 형태를 이해하고 이에 맞춰 답을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


- Situation

내가 공유하고자 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 상황을 면접관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필요한 배경설명을 한다


- Task

해당 상황에서 내게 주어졌던 업무와 책임범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 Action

내가 취했던 액션, 이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리고 행동했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여기서 '우리 팀'이 무엇을 했는지가 아닌 '내가'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 Result

내가 문제해결을 한 결과물이 어땠는지.


나의 경우 2차 면접은 온라인으로 했던 경우도 있고 영상통화로 한 경우도 있다. 하이어링 매니저의 근무지가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 있을 경우에는 주로 대면으로 하길 바라지만 간혹 하이어링 매니저와 내가 사는 도시가 다르다면 영상통화로 했다.  이번에도 역시 영상통화로 할 경우에는 커닝노트를 잘 준비해서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놓고 그때그때 나온 질문에 맞춰서 이야기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됐다.



Tip


- 패널 인터뷰: 어떤 부서의 누가 패널로 나오느냐에 따라 면접에 나오는 질문들이 다를 테니 가능한 1차 면접에서 면접관에 대해 미리 정보를 알아두는 게 좋고, 리크루터가 모를 경우 면접 구글밋 영상통화 링크를 리쿠루 터가 보내 줄 때 누가 함께 초대했는지를 보고 그 사람 이름을 링크드인 혹은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부서 및 직책을 파악하면 도움이 된다. 혹여나 줌링 크만 보내줘서 같이 초대된 사람이 몇 명인지 알 수 없을 때는 링크드인에 들어가서 해당 부서의 팀장등의 프로필로 보며 얼굴도 익히고 어떤 경력을 가진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도 때로는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선에서 도움이 된다.


주로 면접 마지막에 궁금한 게 있다면 질문을 하라고 한다. 개인 적으로 이때 업무와 회사와 관련해 더 깊이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질문을 하이어링 매니저에게 묻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업무와 회사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할수록 그쪽에서도 내가 회사 측에서 맡기고자 하는 업무에 대해 깊이 이해했고 고민을 했다는 부분을 은연중에 어필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3차 면접


3차까지 갔다면 주로 좋은 사인이다. 하이어링 매니저의 마음에 들었다는 것. 3차 면접은 주로 하이어링 매니저의 상사, 혹은 작은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CEO와의 면접이다. 물론 면접마다 다를 수 있지만 내 경험에 본 면접은 평소 30분에서 1시간이 걸렸다. 1차 면접 때처럼 전체적인 나의 이력을 확인하고 나의 동기부여 그리고 만나보면서 사람이 괜찮아 보이는지 확인하는 면접이거나 2차 면접처럼 더 깊이 들어가 하이어링 매니저의 판단을 다시 한번 직접 꼼꼼히 점검 및 확인하는 경우도 있기에 긴장을 놓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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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5차, 6차, 7차...


회사마다 면접과정이 너무 다르기에 내가 앞에 말한 1-3차의 구조대로 반드시 진행되라는 법은 없다. 다만 베를린에서 지난 2년 동안 나와 남편 둘 다 취업과 이직을 하면서 보았던 0-3년 차 직의 면접 모두 위의 절차와 구조를 따르거나 더 많은 스텝을 포함해서 위의 면접절차를 따랐다.


위에 말한 절차와 조금 달랐던 경우에 나는 1차 면접을 진행할 사람이 아픈 바람에 2차 면접부터 본 경우도 있고, 2차 면접으로 본 이후에 많은 회사들이 3차 면접 이후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사무실에 초대해서 함께 일 할 사람들과 만나 커피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culture check'(컬처체크)라는 과정을 거친 적도 있다. 현재 회사의 인사매니저를 채용했을 경우 인사 매니저는 총 7차 면접을 거쳤으며 내 상사는 12차라는 최장의 면접을 보았다고 한다. 많은 부서들과 가까이 일을 해야 하는 인사와 경영업무를 할 사람을 베를린 사무실의 여러 사람들과 본사의 스위스 여러 사람들과 개별적으로 면접을 보면서 우리 회사의 가치관과 문화에 잘 맞는지 여러 사람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문직의 사람들은 전문지식 테스트도 포함되어있는 경우가 있고, 나는 경험한 적이 없지만 요즘의 다소 큰 스타트업들 사이에서의 트렌드가 면접 과정에서 과제를 주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과제 양도 상당해 며칠을 할애하여 과제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나의 한 친구도 과제를 포함해 어느 회사에서 최종 면접인 5차까지 면접을 봤는데 자기랑 마지막까지 간 한 사람 사이에서 떨어졌는데, 채용하지도 않을 사람을 이렇게 까지 많은 시간을 허비하도록 해야 하는지 싶어 과한 고용주들의 면접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면접을 전부 마친 후 채용


면접을 보고 회사에서 함께 하자고 소식을 전해오면 축하를 잠시 미루고 계약서를 받아 읽고 서명하기 전에 연봉협상을 한다. 처음에는 나도 감이 없어서 그냥 계약서를 주는 대로 사인을 받았는데, 절대로 처음 주는 오퍼를 받지 말라고 하더라. 늘 인사팀에서는 내게 내어줄 수 있는 예산이 있고 그 예산보다 적은 금액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어디까지가 최대 예산인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어디까지 인상할 수 있는지 밀어봐야지 그들의 최대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가 있다. 남편도 고작 사회생활 1년 한 상태로 이직을 했을 때 연봉협상을 해 기존에 제시받은 금액보다 연 1500유로를 늘렸다. 많은 금액은 아니더라도 내게 계약서를 제시했다는 것은 확실히 회사 측에서 나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것이기에 그들이 나를 포기할까 겁먹지 말고 협상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악의 경우, 회사에서 연봉협상 안 해주면 그대로 계약서 사인하면 되니까 잃을게 크게 없다. 연봉을 많이 늘려줄 수 없다면 간혹 복지를 추가로 요구해 협상할 수도 있다. 남편의 경우 첫 회사에서는 작은 스타트업으로 재원도 복지도 열약했는데 남편이 협상을 해서 몇 가지 추가 해택을 받았다. 년 500유로의 Learning Budget과 일 년에 3주는 한국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 계약서를 서명할 때 함께 합의한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도록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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