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전략분석하기 002
두번 째 패캠 서비스 분석!
이번 아티클에서는 '개선안'을 도출해내려는 만큼 몇 가지 프레임워크를 통해 더 상세하게 사업의 강/약점을 분석해보고 그를 토대로 서비스 개선을 제안을 마련해볼 예정이다.
SWOT분석은 다양한 교양수업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아주 베이직한 프레임워크다.
요즘 '원포인트 전략'에서 진행하는 전략적 사고 클럽에서 이런저런 공부를 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SWOT 프레임워크를 다시 배웠다.
내부자가 아닌 외부의 시각에서 서비스를 분석하는데 있어 이보다 명확하고 MECE한 툴도 없다고 생각한다.
호다닥 써본 패캠의 SWOT은 아래와 같다.
주요 내용만 적어보았는데도 모든 항목이 가득 찰 정도로 할 이야기들이 많았다.
시장의 선두주자답게 강점이 정말 많았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 일단 눈 감고 넘어갔을 디테일들이 약점으로 발목이 잡힐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회가 많은 사업인만큼 강점으로 약점을 잘 보완하고, 기회를 잘 잡으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T(위협)은 워낙 다양한 종류의 위협이 있어 5 Forces 프레임워크로 추가로 상세화해보았다.
이미 경쟁자와 신규 진입자, 대체재에 대한 위협이 많은 상황이라 위협을 잘 방어해내는 전략적 선택들이 필요해보인다. 거기에 콘텐츠 질에 대한 고객의 의구심이 개인을 넘어 전체의 여론으로 번지는 듯한 상황을 목격할 수 있었다.
실제로 내가 사용해보면서도 일부 강의 ①콘텐츠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슈가 있었다.
강사가 자주 말을 버벅인다던지, 제공하는 콘텐츠 내용이 너무 당연한 말이라 듣고 나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실무자에게 직접 배우는 콘텐츠를 추구하는 패캠이기에 강사들이 전문 강사처럼 설명을 유려하게 하지 못하는 것은 일부 허용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여러 강사의 강의를 엮은 초격차 콘텐츠에서는 강사 별 품질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강사를 바꿀 수 없다면 콘텐츠 편집에 있어서라도 더 공이 들어가야할 것 같은 부분이다.
또 하나는 모바일 환경에서의 ②서비스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이슈이다.
내가 출퇴근 길에 주로 패캠을 이용해서인지 모르겠으나,
자체 앱/플레이어가 없이 별도의 앱으로 아웃링크되는 구조로 영상이 로딩되어 모바일 웹 사용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이슈를 많이 겪었고, 경험의 만족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영상의 불안전한 로딩, 시청 기록 오류 등으로 학습 경험이 저해되는 요소들이 자주 목격되었고, 심지어는 도저히 볼 수 없어서 이탈해버린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이슈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고객의 ③오가닉한 후기를 제공하지 않는 것 때문으로 예상된다.
이미 여타 커머스 서비스에서 타인의 후기를 보고 구매하는 것이 워낙 익숙하기에 후기 콘텐츠 없다는 부분에서 고객의 의구심이 강화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이건 패캠에서도 많이 고민한 끝에 내린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고관여 상품일수록 앞선 고객의 후기가 크게 작용하는 것을 간과할 수 없기에 오가닉 후기를 대체할 수 있는 별도의 피쳐가 필요해 보인다.
위와 같은 분석들을 마친 후, SO/WO/ST/WT 등의 복합 전략을 구상해보았다.
콘텐츠는 결국 고객의 경험에 의해 모든 것이 좌우된다. 그들이 팬이 되고, 바이럴의 시작점이 되며, 서비스의 주인공이 된다.
그렇기에 고객이 더욱 좋은 콘텐츠 경험을 하게 해서 리텐션을 높이고, 잠재고객으로 하여금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 전략의 Key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3 Key 개선 전략을 마련해보았는데 아래와 같다.
⦿ 콘텐츠와 만족도의 질 개선하기
- 강의 구성 포맷화
- 커리어 멘토링 피쳐 활성화
- 영상 플레이어 / 모바일 웹 환경 개선
⦿ 개인화 전략으로 고객 락인하기
- AI 케미를 활용한 공부 습관 챌린지
- 책갈피와 핀 기능
- 학습진도 커스텀으로 도파민 사이클 형성
⦿ 잠재 고객에게 강한 신뢰 얻기
- 온/오프라인 교재 확장
① 강의 시간/구성의 정규화
위의 이미지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각 콘텐츠의 러닝 타임이 상이하다.
주제별로 가벼운 내용은 짧게, 긴 내용은 길게 구성하기 때문인데, 이는 스스로 학습량을 컨트롤하는데 작은 허들로 작용한다.
짧은 러닝타임에 맞춘다면 특정한 날에는 학습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져 학습을 완수하지 못하고 중도 이탈하는 경험이 생긴다.
반대로 긴 러닝타임에 맞춘다면, 짧은 콘텐츠가 연속되기 때문에 오프닝/엔딩 시퀀스, 인사, 목차 설명 등의 부수적인 콘텐츠에 여러번 노출되게 되면서 학습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우리는 50분 수업 - 10분 쉬는 시간 같은 일정한 학습시간 사이클에 익숙해져 있다.
주제별로 들쑥날쑥한 학습시간은 뇌가 인지-학습 사이클을 만들기 어렵게 하며 전반적인 콘텐츠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느끼게 될 수 있다.
강의 시간을 정규화하고 내부 콘텐츠의 구성을 정규화하여 뇌가 훨씬 ‘쉽게’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소 디테일한 부분이지만 유튜브만 봐도 뇌과학적 공부법 콘텐츠가 넘쳐나는 걸 보면,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고려한 ‘효율적인 학습’을 제공하는 서비스 이미지를 제대로 챙겨갈 수 있다.
② 1:1 멘토링 피쳐
패캠의 강의들은 모두 실무 역량 향상에 방점이 찍혀있다.
강사진부터 커리큘럼까지 모두 커리어 스킬을 레벨업하거나, 더 나은 취업 역량을 위해 짜여져 있다.
여기에 추가로 특정 강의를 구매하면 강사와의 1:1 코칭권이 포함되어 있기도 했다.
(의도된 바이겠지만) 1:1 코칭권 신청에 대한 CTA는 마이페이지나 메인 화면 내에서 따로 찾아볼 수 없다.
클래스101에서 별도의 코칭권을 판매하는 것과는 상반된 전략이다.
패캠의 수익구조 상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길고 가격 부담도 있는 고관여 상품인 강의와 더불어 1:1 멘토링 피쳐를 도입하는 걸 생각해봤다.
PMF 검증 차원에서 일부 Best 강사와의 1on1을 프로모션으로 한정 판매한다면,
잠재고객 유입을 늘림과 동시에 수강을 망설이던 잠재고객에게 확실한 전환 트리거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③ 영상 플레이어 / 모바일 웹 환경 개선
어느 서비스나 그렇겠지만, 서비스의 완성도를 위해 개선해야하는 문제는 Literally 끝이 없다.
안정성이 가장 첫번 째이고, 추가 기능 도입은 해서 나쁠 것이 없으나 내부 우선순위에 의해 선택과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이후의 내용과 이어지므로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겠다.
대부분의 서비스 PM/PO들이 가장 주요 지표로 다루는 것이 바로 리텐션일 것이다.
패캠도 마찬가지일텐데, ‘교육’을 제공하는 서비스의 특성 상 고객의 리텐션율이 곧 만족도와도 직결되게 된다.
끝까지 완수하는 경험을 하지 못한 고객이 다음 강의를 추가로 결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콘텐츠의 질과 더불어 자신의 의지력을 의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여 패캠 서비스 내에 고객의 학습 완수를 위한 다양한 개인화 피쳐를 추가하는 것으로 장기적인 고객 락인/리텐션 전략을 구성해 보았다.
① AI 케미를 활용한 공부 습관 챌린지
나는 영어 공부를 위해 Speak이라는 앱을 유료로 이용하고 있는데,
작심삼일이라면 둘 째 가면 서러운 내가 한 달이 넘게 불꽃(리텐션)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습관에 대한 뻔하지만 효과적인 방법들을 레버리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내가 주로 학습하는 시간에 학습을 유도하는 푸시 메세지를 보내준다.
그리고 앱 내에서 학습에 습관을 들이는데 핵심적인 작은 목표들을 ‘챌린지’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매일 1강 듣기(10분), N일 동안 하루에 한 문장 읽기 등이다.
메인 화면의 히어로 섹션부터 내가 며칠 째 불꽃을 유지하고 있는지, 복습은 잘 하고 있는지 등 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사실 30일 간 불꽃을 유지하면 내가 받을 수 있는 건 겨우 티셔츠 뿐이다. 그럼에도 꾸준히하는 나...
현재 패캠의 AI 기능이 어느정도의 완성도인지는 정확히 판별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AI 피쳐에 이러한 방향성을 추구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
케미를 통해서 계속해서 학습 푸시를 넣어주고, 진행 상황과 남은 상황 등을 체크해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리텐션 개선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② 노트 기능의 간소화, 학습 진도 체크 커스텀 기능
이 쯤에서 다시 한 번 패캠 유저의 퍼소나를 떠올려보자. 새로운 걸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야망걸... 어쩐지 TJ에 가까운 유형일 것 같다. (물론 뇌피셜이다)
아마 구글 캘린더에 잔뜩 스케쥴을 적어놓고 노션에 온갖 계획을 적어두고, 루틴이나 To do List 앱을 쓰면서 생산성 관리를 철저히 할 것 같다.
책을 읽을 때를 떠올려보면, 다시 봐야하는 부분을 하이라이트 하거나 귀퉁이를 접어둔다.
유튜브를 보다가도 마음에 드는 부분의 타임 스탬프를 남겨둔다.
나중에 내용을 다시 떠올리거나 요약할 때도 그렇게 ‘표시'해둔 부분들만 훑어본다.
이와 같은 매커니즘으로 패캠 내에서 내가 듣고 있는 강의를 개인화하여 관리하는 피쳐들이 필요하다.
- 다시 보고 싶은 부분에 책갈피/핀 해두기 (타임스탬프 기능)
- 커리큘럼 목록에서 내 학습 상태 스스로 체크하기 (이모지 기능)
사실 현재 패캠에는 '노트' 기능이 이미 있어서 원하는 영상의 구간에 노트를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직접 글을 적어야하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에서는 사용이 어렵고,
학습의 흐름을 끊지 않고 노트를 남기기는 어렵다.
아래 UI 스케치에서는 더욱 쉽게 영상에서 원하는 곳에 타임스탬프를 찍을 수 있고,
타임스탬프 목록을 따로 볼 수 있게 구성했다.
타임스탬프끼리 따로 폴더링이 용이하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커리큘럼 리스트에서 내가 학습한 목록을 체킹할 수 있는 구성이다.
극J로서 벌써부터 군침이 싹 돈다. 저 체크 표시 하나를 위해 강의를 끝까지 들을 마음이 생긴다.
빈 박스에 체크를 할 때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화려한 모션이 추가된다면 Better!
또는 타임스탬프와 같은 논리로 다시 들을 콘텐츠나 건너뛸 콘텐츠 등을 표시해둘 수 있다.
이러한 작은 개인화를 통해서 ‘특정한 강의를 듣기 위한 서비스’에서 -> ‘나의 학습 사이클을 매니징하는 서비스'로 패캠의 역할이 확장될 수 있다.
신뢰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는 현재의 콘텐츠를 더욱 확장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구체적인 실행에 대해서는 외부자의 시각에서 기획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아이디어만 드랍해보려고 한다.
패캠의 상세페이지를 보면 강의 이후 큰 변화를 겪게 된 익명의 수강생 사례가 나오는데, 이것이 리뷰의 기능을 대신하기엔 신뢰도가 너무 떨어진다.
툴이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강의의 일부 콘텐츠를 업데이트 해주듯이, 뛰어난 수강생의 실습 사례를 강의에 추가하는 건 어떨까.
다른 수강생들의 입장에서는 보강 자료가 늘어나고, 실제 사례로 인해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
더불어 우수 사례로 선정된 수강생에게도 (이름 난 학위 대신) 멋진 커리어가 한 줄 추가될 수 있는 Win-Win 전략이다.
여건이 된다면 온/오프라인 교재가 제작되며 추가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명심할 것은, 강사와 수강생의 지위가 곧 서비스의 신뢰와 지위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퍼포먼스 마케팅에 투자하는 비용의 일부를 브랜디드 콘텐츠 비용으로 할애해보는 것도 장기적으로 훌륭한 확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소 복잡하고 머리 아팠던 서비스 분석이었던 이유는 그만큼 패스트캠퍼스에 대한 나의 애정이 커서인 것 같다.
브랜딩부터 UXUI, 프론트엔드 개발, 그리고 서비스 기획까지 패캠의 수많은 강의를 들으며 성장해왔다.
다만 공격적인 성장의 이면에 누락된 디테일과 서비스 안에서의 안정성, 연동성 등이 계속 아쉬운 점이었다.
특히 최근 국비지원 / Share X 콘텐츠를 수강하는데 메인 홈과의 연동이 전혀 되지 않아 불편을 많이 겪은 부분이 있었다.
패캠은 올해부터 글로벌로 또 한 번 도약을 엿보고 있는 것 같다.
이 지점에서 탄탄하게 내실을 다지고 가는 것도 멋진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