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브랜드의 소비재 한국법인에서 성장전략 워크숍 퍼실리테이션을 의뢰해 왔다.
CEO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워크숍의 취지와 기대사항을 청취했다. 기존전략이 전략 목표와 사업전략, 조직 운영 방안이 섞여 있는 데다가, 서로 Align되어 있지도 않고, 조직 내 공감대마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많은 조직이 “2020년 매출목표 3천억 달성”과 같은 사업목표를 전략이라고 생각하는데, 비슷한 현상이 해당 고객사에서도 관찰되었다. 시장이 호황기일때에는 목표를 세우고 기존 유통채널을 통한 프로모션으로도 성장이 가능했으나, 온라인과 모바일 등 급격한 시장변화들로 인해 그야말로 전략다운 전략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전략 워크숍 퍼실리테이션은 사전준비기간을 포함해서 길어야 2개월 정도의 짧은 컨설팅이지만, 민감한 내부 자료를 열람하고 다양한 계층의 구성원과 인터뷰를 수행해서 워크숍을 준비해야 하는 터라 비밀유지서약을 작성하고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전략 워크숍은 외국인과 한국인 참석자들이 함께하는 것이었는데, 언어 차이 뿐 아니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네이티브가 아닌 퍼실리테이터의 언어적 한계가 참석자들에게 방해가 되어서는 안되었기에, 이 워크숍에서는 총 세가지의 퍼실리테이션 방법을 준비했다.
첫째는 참석자들의 전략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돕는 것. ‘훌륭한 전략이란’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를 공유한 뒤, 퍼실리테이터가 다시 한번 전략의 요소를 짚어 줌으로써 ‘전략’이라는 맥락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왔다. 워크숍이지만, 퍼실리테이터가 러닝 퍼실리테이터로서 컨텐츠의 전문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장면이다.
두번째는 복잡한 외부환경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참석자들이 시장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하게 하는 것이다. 영어로 말하는 것이 다소 힘든 일부 참석자들까지 배려해서 ‘침묵의 마인드 맵’ 기법을 적용했는데, 다른 참석자들이 기록한 내용을 읽어보고 이와 연결해서 자신의 생각을 마인드맵에 기록하는 것이다. 20여분 뒤 참석자들은 복잡하게 얽힌 외부환경 요소를 보고 놀라기도 하지만, 사실 이렇게 복잡하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 시장의 생태계인 것이다. 이 안에서 패턴과 Key Driving Forces를 찾는 세션이 이어진다.
세번째는 고맥락적으로 의사소통하는 참석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도록 돕기 위해서, 전략 아이디어를 스토리보드에 표현하게 한 것이다. 각자의 성장전략 아이디어를 글과 도형등을 이용해서 시각적으로 표현하게 하는 것인데, 제안자의 긴 설명 없이도 내용을 이해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데 효과적이었다.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발산해서 탄탄한 아이디어 풀을 만들고 싶다는 CEO의 바램 대로 30여개의 다양한 성장전략 스토리보드가 도출되었다.
이틀간의 워크숍을 마무리하면서 CEO께서 “내가 참여했던 전략 워크숍 중 최고였다”라며 흡족한 미소를 보이셨다. 탁월한 제품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고객사가 한국의 더 많은 소비자들과 만나도록 돕는 이번 미션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직의 민첩성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에 기업의 관심이 높다. 조직의 구조, 리더십의 변화, 일하는 방법 등 전반적인 변화가 함께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의 최전선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 것인지를 결정하는 전략수립 활동의 민첩성을 높이는 것은 일부기업에는 생존의 조건이기도 하다. 조직 내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다운 전략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 내부 역량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