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 make a man out of you
"뮬란을 닮았어요!"
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잘 보지 않는 편인데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들은 모두 공주님얘기 밖에 없을것이란 편견때문에 내가 본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란 고작 라푼젤과 겨울왕국 주토피아 정도였다.
하지만 누군가가 날 보며 연상시킬만한 캐릭터라니 뮬란이라는 캐릭터가 궁금해졌다.
뮬란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가문의 말썽꾸러기인 여자아이가 군대를 들어가 중국을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줄거리는 매우 매혹적이었다. 혹자는 뮬란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으며 인생영화라 칭하였는데, 그건 충분이 납득이 가는 부분이었다. 아무튼 뮬란이라는 캐릭터는 강했고,당당했으며,유약하지만 아름다웠다.
어렸을적 부터 누군가를 닮았다는 소리를 들으면 난 집요하게도 그 닮은 대상을 탐구하고 또 탐구했다.
어디가 닮은건지를 끈임없이 찾으며 그속에서 내 자신을 찾아내려고 한것일터인데
그러다보면 어느샌가 난 그 대상의 장점과 단점을 알게되며 그속에서 꽤나 많은 교훈을 얻곤했다.
그래서인지 뮬란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느낌은 남달랐다.훈족과의 싸움에서 산으로 화살을쏘는 영리함은 일종의 존경심을 들게 만들었다.그리하여 나는 뮬란을 보느내내 뮬란이라는 캐릭터가 주고자 하는 강한 메시지에 매료되었다. 뮬란은 공주님이 된다는 스토리도 아니며, 뮬란이라는 여성이 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것에 있어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 들과 차별성을 띄는 것 같다.
뮬란은 고대중국을 배경으로 하는데 우리네와 다를것없이 여성의 사회활동 범위는 좁았으며, 그런 요소가 뮬란의 도전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뮬란을 보는내내 왜 뮬란이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하여 남장을 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피어났다 중국의 고대시절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납득가능한 이야기이지만 사실은 지금도 다를것이 없어 납득이 가지 않는다. 현재까지도 우리의 강한 여성이라는 이미지는 '남자와 견주었을때 모자람이 없거나 뛰어난 여성' 이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커리어우먼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려보자면 남성의비율이 높은 회사에서 일하는 여성이 떠오르지 않는가?
왜 모델은 항상 남자가 되어야 하는가?
얼마전 읽은 [나쁜페미니스트]라는 책에서 "왜 모델은 항상 남자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챕터를 읽었다.
페미니즘이라는 세계는 정말 복잡한거 같다.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그러하다.
오늘 친구와 뮬란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주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주토피아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어 놓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디의 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어놓는다고 했다. 주디는 초반에는 강력하고 단단한 여성상인것을 강조하지만 결국 닉을 만난 이후로는 닉에게 순종적인 여자가 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말을 듣는 순간 왜 주디의 변화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생각하며 우리가 강한 여성상이라는 것에 대해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토피아에서 주디는 여성을 대표한다기 보다는 소수자와 약자를 대표하는 것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주디는 결국 자신의 꿈을 이뤘고 소수자들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지점에서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받았을것이다.
주디가 강한 여성상을 대표하는 것이었다고 한들 결국엔 주디도 여성인것이고 사랑이었든 우정이었든 감정에 다욱 민감한 감성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런의미에서 닉에게 순종적으로 변하였다는 의미보다는 마음을 열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지 않을까?
나로선 그 불만의목소리에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었다 주디의 변화가 너무 자연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너무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건 아닐까.앞서 언급한 책에서도 우리는 항상 여성주의에 관해서는 모델을 선정해놓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 기준에서 하나라도 벗어나면 실패한 여성주의처럼 정의해버리곤 한다고. 하지만 이런 여성주의의 세계에서 우리는 더넓은 시각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강한여성만이 사회에 메세지를 던질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또다른 차별의 시선을 만들어 내는 것일뿐인거 같다. 복잡하고 복잡한 끝나지 않을 젠더의 문제이지만 좁은 시각을 가지고 넓은 세상에서 싸우겠다는건 스스로 약자가 되는걸 자처하는 일 밖에 안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