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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 Jul 24. 2016

한여름의 캄보디아 이야기

1.캄보디아의 첫인상

태국여행기를 채 끝내지 못하고 전혀 상반된 분위기의 글을 적게 될거같은 예감이 든다

.

나의 오랜 염원이었던 인도여행이 시원하게 엎어짐과 동시에 인도라는 단어의 상실감보다,그냥 내 삶에서 떠남이라는 단어의 상실감이 더 크게 느껴지던 어느날밤 통장에 두둑히 들어온 내 알바비를 보다 나도 모르게 캄보디아행 티켓을 끊어버렸다.

여행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라고 했던가. 시간이 흐르면 어딘가에 반드시 쓰여질 돈이었지만 그래도 그냥 충동적으로 구매해버렸다.
사실 캄보디아라는 나라는 앙코르왓밖에 모르고, 그나마 아는 앙코르왓도 잘 모르는데다 흥미도 없었기에 가기 전까지 얼떨떨 떨떠름.
그게 내 여행의 앞날을 알려주는 것일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전날밤 밤을 새었지만 만년 지각생답게 늦지 않을까 발을동동하며 시내버스에 올랐다.

내 배낭이 너무 유세떠는거 같아 민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뭐 어때 라며 더욱더 배낭 벨트를 조아메고  

어깨를 피고 걸었다. 여기서 부터 시작이야!


인천공항의 공기는 언제나 날 설레게 한다.

하지만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설렘과 불안은 한단어가 아닐까.

이 사진을 보며 글을 적는 지금조차 난 가슴이 뛴다!비행기라는 단어는 언제나 나의 로망이었다.

이번도 내 주위사람들의 걱정이 빗발쳤다. 주위사람들은 내가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것일까?

따지자면 어린게 맞지만, 언제까지고 이나이에 머물러 있을 순 없는것인데 난 성장해가고 있는거라고 수없이 말하지만 언제나 반대와 부딪힌다.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거냐고 말이다.

이자리에 앉아 주위사람들에게 걱정과 핀잔만 듣는 내처지가 안쓰러운 동시에

내가 이렇게 해서까지 떠나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과 싸워야했다.

요즘은 다 이렇게 하는데, 난 왜 이상한 돌연변이 취급받는건지..:(

자정이 넘은 시각 비행기는 나를 시엠립공항에 내려주었다.

악명 높은 시엠립공항의 출입국검사. 한국인들에게만 1달러를 요구한다던 블로글글을 보고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 내리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난 절대 1달러 안줄거야"

굳은 결심을 하고 공항건물안으로 들어섰다. 근데 안에 들어서서 바라본 풍경에 마음이 괜시리 이상해졌다.

1달러를 당당히 요구하는 캄보디아직원도 미웠지만, 그 요구를 순순히 들어주는 한국사람들도 왠지 미워졌다. 무엇이 옳고그르냐라는 어려운 얘기를 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괜시리 사람들 손에 쥐어져있는 31달러라는 숫자가 미웠다.

내차례가 다가왔다. 직원이 나에게도 역시나1달러를 요구했다 매우 불쾌한 얼굴로 말이다. "why" 라고 물었다. 직원은 팁이라고 했다. 왜줘야하냐고 물으니 귀찮다는 듯한 얼굴을 했는데 그 얼굴을 보고있자니 이 모든것들이 너무 치사하게 느껴졌다. 나도 그사람도 이 공간조차도,그래도 난 끝까지 주지 않았다. 이게 맞는거라고 내 자신에게 말하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숨길수가 없었다.첫인상부터 좋지 않았다.

여행 첫날 부터 호갱이 된것만 같은 알수없는 기분을 기억하려 일기를 꺼내들었다.

이번여행은 많이 느끼고 많이 쓰자고 다짐하며 수권의 수첩을 들고왔지만, 과연 그렇게 많이 쓰여질수있을까.

문득 밝지 않은 조명아래 덩그러니 놓여진 나에게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라는 물음이 찾아왔다.

그 물음은 여행내내 나를 따라다녔다. 사람들은 끈임없이 물어왔다.

여기에 온 이유가 뭐야?

일단 오늘은 택시아저씨의 "you are brave girl"이라는 말을 위로삼으며 잠들었다.

난 용감한여자야!라는 말을 되뇌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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