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동잎

채미자, 하나씩 내려놓으며 산다 산문집중 2013년

by 채미자

오동잎 하나

떨어지고 있다

바람을 타고

볕과 그늘을 가로지르며

빙글빙글 돌기도 한다

바닥으로 떨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한 번 솟구쳐 올라

떠돌다

기우뚱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도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초침이 어디쯤에서 멈출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햇볕에 걸린

그늘을 지나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영종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