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미자, 하나씩 내려놓으며 산다 산문집중 2013년
오동잎 하나
떨어지고 있다
바람을 타고
볕과 그늘을 가로지르며
빙글빙글 돌기도 한다
바닥으로 떨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한 번 솟구쳐 올라
떠돌다
기우뚱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도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초침이 어디쯤에서 멈출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햇볕에 걸린
그늘을 지나고 있다
산꼴짜기에서 태어나 산과일 따먹으며 자라 아버지를 만나고 자식들 키우시고 떠나신 엄마를 그리며 쓰신 글들을 모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