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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Oct 12. 2015

숨 쉬며 살자

오늘 구름이 참 좋았다. 태양풍으로 움직이는 구름처럼 천천히 태양을 등지고 움직인다. 구름은 움직인다는 건 다들 알지만 그걸 살면서 보는 건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횡단보도 건너기 위해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면서 습관처럼 핸드폰을 켰다. 너무 자주 보는 것 같아서 주머니에 넣고 신호만 쳐다보기 그래서 문득 하늘을 봤다. 내가 가만히 서있으니 구름이 움직이는 게 보였고 그때 오늘 하늘이 장난 아니라는 걸 알았다. 


오늘 날씨가 좋다. 구름 한 점 없는 날도 좋지만 이렇게 뭉게 구름이 적절히 있는 하늘도 좋다. 거기에 살짝 쨍한 태양이 있어 구름을 비추면 더 좋다. 살짝 찬 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어우러지면 좋다. 마치 에어컨 키고 이불 덮는 느낌의 원조 버전이랄까. 


시간에 쫓기어 걷다 보면 날씨는 춥다, 덥다, 비 온다 정도만 생각하고 하늘은 쳐다 보지 못할 때가 많다. 혹시나 여유가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하늘을 보는 것도 좋다. 짧은 순간이지만 평온함을 얻게 한다. 바쁜 순간에 한 번이라도 여유를 누리게 한다. 삭막한 도시에서 숨 한 번 쉬게 해준다. 다르게 보면 여유가 생길 때 하늘을 보는 게 아니라 하늘을 보아 여유를 얻는 것이다.


숨 쉬는 법도 익혀야 한다


운동할 때 힘을 줄 때 숨을 참고 힘을 뺄 때 숨을 쉰다. 참아야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루를 살다 보면 힘을 계속 쥐고 사는 것처럼 숨을 참고 사는 모양일 때가 있다. 힘을 뺄 때 숨을 쉬는 이유는 일단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고 숨을 쉬어야 다시 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 운동을 하려면 숨을 쉬어야 한다.  운동을 처음 할 때는 숨 쉬는 법을 반대로 할 때가 있다. 힘은 힘대로 안 들어가고 말 그대로 힘만 든다. 숨 쉬는 법도 배워서 익혀야 한다. 


수영도 숨을 쉴 줄 알아야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듯이. 숨을 쉴 줄 아는 것도 실력이다. 숨을 낼 여유를 만드는 것도 실력이다. 물속에서 여유가 있어 고개를 드는 게 아니라 고개를 들어 숨을 쉴 여유를 만드는 것이다. 


숨 쉴 여유는 만드는 것이다


하루가 수영과 같다면 숨을 쉴 줄 알아야 멀리 가고  오래간다. 억지로 참고 가면 익사하거나 탈진하거나 한다. 매일 쥐어짜듯 한 삶이 반복된다면 누구라도 지칠 것이다. 그 하루에 잠깐이라도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숨통, 숨 쉴 틈을 얻는 게 아닐까. 하늘 한 번 쳐다보는 것이 아주 사소하고 가벼운 일로 보이지만 그런 일을 할 지도 모른다. 우리가 숨을 한 번 쉬고, 고개를 한 번 드는 자체는 간단한 일이지만 그게 수영에 있어 아주 본질적인 일임을 볼 때 말이다.


오늘 해가 지기 전에! 노을이 질 때! 하늘을 보자! 오늘 같은 날은 노을도 예쁘게 질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걸어 다닐 때 한 번 씩 하늘을 보자! 숨 쉬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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