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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민씨 Oct 12. 2015

경청, 말하지 않은 걸 듣는 것

소리를 듣는 것은 말하는 것을 듣는 것이다.
경청은 말하지 않은 것을 듣는 것이다

사이먼 사이넥



대화에서 내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7%라고 한다. 나머지 93%는 몸짓과 억양, 목소리 등으로 전달된다고 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자. 말하는 내용에서, 말하는 모습에서 말하지 않은 무언가까지 들어보자. 상대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말할 수 없기에 못하는 혹은 말하고 싶지만 못하는 것을 들어보자.


내 생각을 상대에게 온전히 전달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특히 7%의 내용으로 전달해야 하는 이 글의 세계는 더 그렇다. 글만으로 생각을 전달하기는 어려운 일 중에 하나다. 그런데 종종 어떤 분들은 내가 다 쓰지 못한 내용을 행간에서 읽어낸다. 내 글에 '집중'한 것이다. 누군가와 대화하다 보면 내가 툭 까놓고 말하지 못해 돌리는 이야기를 짚어내 듣는 사람이 있다. 내 이야기에 '집중'한 것이다. 어떤 이는 내가 다 안 말했지만 내가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나의 생각과 내가 말하려 한 것들을  알아듣는다. 그것을  '경청'이라고 한다.


영어에서  hear는 어떤 소리가 들릴 때, 그 소리를  의식하는 것을 말한다. listen 은 누군가와 대화할 때 그에게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나온 소리만 들으면 나온 내용만 알 뿐이다. 하지만 그에게 '집중'하면 그가 말하지 않은 것 또한 들을 수 있다. 그건 오직 상대의 말을 넘어 상대에게 집중했을 때 가능하다.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뜻의 경청이라 부른다.  귀뿐만 아니라 내 몸과 마음, 관심까지 기울인다는 뜻이다.


몸을 기울이고, 마음을 기울여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


 누군가와 대화할 때는 마음을 기울이자. 가능하면 몸도. 상대와 대화할 때 관심이 있으면 앞으로 몸을 내밀고 아니면 뒤로 뺀다는 심리학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를 보면 일견 맞는 부분이 있다. 항상 몸의 자세를 앞으로 내밀 수는 없겠지만.


내가 먼저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면 상대 또한 기울이기 쉬울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대화할 수 있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서로 듣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고 유려하게 합을 맞춰 춤을 추듯 아름다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자체가 어찌나 아름다울지. 그런 대화가 끌린다면 한 번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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