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은 Feb 23. 2024

시작 & 번아웃에 대처하는 법

나의 취준 첫 시즌 기록 (1)

2024년 2월 드디어 4년 간 다닌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라는 막막한 길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에 입사하려면 해야하는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지만, 취업을 준비하며 하나씩 배워간 내용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분들께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전 원래 취업 대신 창업을 하려고 했으나, 인생을 살아가며 대기업 한 번 다녀보는 것도 꽤 큰 메리트가 될 것 같아 창업의 시점을 다소 미뤘습니다. 취업을 준비하지 않은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취업 준비 과정의 비합리성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인턴을 위해 준비했던 스타트업, 외국계기업에서는 Resume를 제출하고 오랜 시간 깊이 대화하고 Problem-solving 문제를 풀며 서로를 이해하고 내 능력을 입증했다면, 대기업에서는 잔뜩 꾸며진 자소서, 커트라인 이상이 되어야 하는 인적성 고사, 그들이 듣기 좋아하는 말을 입에 발라 세상 성숙한 척 하는 면접 등을 진행하지, 이 모든 과정이 가식적이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직접 해봐야 안다고, 대기업 취업 준비를 경험해보지도 않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거니와, 문득 인생에서 한 번 쯤 대기업에서의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할 게 생각보다 많습니다. 전혀 무시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2월 초부터 자소서라는 걸 써봤습니다. 보통 다양한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소서 항목에 Variation 하기 위해서 SK와 삼성 자소서를 샘플 자소서로 써놓으라고 하더군요. 우선 2주 간은 SK 자소서를 작성해봤고, 그에 사용되는 경험 소재를 다시 살펴보며 정리를 해두었습니다.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사실 서류 전형에 대한 건 아니고, 서류 전형을 준비하며 잠깐 왔던 저의 번아웃에 대한 것입니다. (서류 전형은 3월 쯤에 접수를 마치고 쭉 정리해보겠습니다.)


저는 지난 해 2월부터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해왔습니다. 2월에는 인턴 준비를 하고, 3~7월은 인턴을 하고 8월은 각종 공모전에 나가고 9~12월은 창업을 해왔으니, 몸이 잠시 쉬는 날은 있어도 머릿속으로는 늘 이런저런 고민과 기획을 하고 있었습니다. 1월까지도 멀쩡히 달려왔는데, 2월 서류 전형 준비를 하다가 1년 간 쌓인 피로가 터졌습니다. 지난 주에 2월에 뜬 몇몇 공고에 지원하느라 제주도에 가서까지 밤샘 자소서 작업을 하다가 서울로 돌아와서도 계속 지원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주 일요일에 모든 2월 지원을 마치고 났더니 월요일부터는 갑자기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할 것이 너무 많은데 큰일났다 싶다가도 머리가 아예 멈춰버리니 뭔갈 할 수도 없더군요. 반강제적으로 두뇌 휴식을 취했습니다. 몸이 쉴 뿐만 아니라 머리 자체의 회전을 멈추게 했습니다.


적어도 3일 간은 머리의 회전을 막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누워서 휴대폰만 보고 있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지금 '해야하는 것들'하면 떠오르는 모든 것에 대한 생각을 멈추는 것입니다. 물론 3일이든 5일이든 회복 시간은 각자 다를 것입니다. 며칠 간 의도적으로 '할 일' 이외에 정말 단순하고 가벼운 것들로 생각의 방향성을 돌려 무제한으로 쉬어보십시오. 그러다 언젠가 갑자기 원래 루틴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생각이 들 때까지 걸린 일수가 당신의 번아웃 회복 기간일 것입니다.

(만일 직장에 다니고 있는 상태라면 최대한 가볍고 반복적인 업무만 하며 멍도 때려보고 소소한 월급 루팡도 추천드립니다. 번아웃 기간만이니까요..!!)


번아웃은 그리 자주 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번아웃이 오면 왜 머리가 안 굴러가지 라며 자책하기 보다는 잠시 쉬어갈 때가 되었다는 신호로 인식하고 마음껏 아무것도 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3일 만에 다행히 회복이 된 전 다시 원래 루틴으로 돌아가 취업 준비에 힘써보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작가의 이전글 2월 22일의 세상이 돌아가는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