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입을 다물기로 결심했다
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던 이는
친구도, 선생님도, 엄마도
그 누구도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 속
아이의 허황된 꿈을 견딜 수 있는 이는
어째서인지 그 누구도
눈치를 주지 않는 듯 보였으나
그조차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깨달아버렸다
아이의 마음은 너덜너덜해져 가며
모순되게도 단단해져가고 있었다
근육이 찢기고 회복되는 과정마냥
아이는 마음의 동굴 속 자신을 가두기로 다짐했다
그 문을 굳게 잠그기로 결심한 채
실은 문 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애정 어린 관심과
다정한 노크를 기다리고 있는
오늘따라 할머니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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