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 용어 이야기 (10) - "AX"

AIT 로 쓰면 안 될까...??

by 정채상

2025년, 2026년 여전히 격동의 시기,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중이고, 오랫만에 용어집에 어울릴 내용들이 생겨서 몇 자 적어 본다. 오늘의 아이템은 "AX".


AX 란 ?


주로 한국을 중심으로 AI transformation 을 의미하는 단어로 통용된다. 10여년 전부터 사용되어 오던 DX , digital transformation 을 잇는 라임 혹은 운율 상으로 AX 가 조금 더 입에 감기는 건 인정할 만하지만, 일본 색채가 꽤 짙게 나고, 개인적으로는 X 를 experience 로 배워 왔던 내 배경 때문에 조금 더 어색해 하고 있을 지 모르겠다. AI 자체가 이미 충분한 abbreviated word 인데, 이걸 게다가 X-ing , X-form 같은 걸 대중적으로 쓰지 않는 한국에서 당당하게 쓰이고 있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꽤 크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이 단어의 한국 번역인 "AI 전환"은 꽤 직관적으로 이해가 쉽다.


기억 속에서 제일 처음 만난 건 정부 주도의 어떤 세미나였더랬다. 오래 되지도 않았고, 아마 2024년 여름 언젠가였는데, 이후 각종 제안서와 뉴스들을 중심으로 buzzword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작년 초에는 아주 많이 불편하고 어색했는데, 지금은 그러려니 하는 중이긴 하다. 심지어 모 대기업 계열사는 아예 회사 이름을 이걸로 바꿔 버리기까지 하는 거 보니, 뒤로 돌아갈 일은 없겠다 싶다.


왜 불편할까...?


이 불편함은 아마도 낮선 미국 생활에서 만났던 "X" 들 때문일 것이다. 생활 기억 속에서 "X"는 도로에서의 "PED XING"마크에서 처음 시작했다. 이게 "보행자 건넘 주의", "warning for pedestrian crossing" 이라는 걸 꽤 나중에 알게 되었고, X는 cross 처럼 보이기도 해서 공간을 잘 활용하는 사례라 고개 끄덕인 기억들도 있다.

Ped-Xing-Sign-K-6536.gif


그러고 보니 일터에서는 X-form 도 꽤 접했었다. Transform 은 software industry 에서 개념적으로 널리 쓰이는 용어였고, a11y(Accessibility), i18n(Internationalization), p13n(Personalization) 등 개발자식 신조어들과 비교해도 꽤 폼 나는 약어였던 것들도 인정할 만 하다.


미국에서는 이런 거의 모든 사례에 AI transformation 이라고 쓰거나, 줄여 쓰더라도 AIT 는 꽤 보인다. 적어도 AI 를 A로 줄이지는 않는데, 아마 이게 가장 큰 불편함인 거 같다. 약자로 줄이면서 첫 글자를 바꾸는 형태의 abbreviation 이 낯선 것일 게다. 한국에서 몇몇 AI 스피커들이 유행할 때, 채팅 서비스들이 너나할 거 없이 다 AI 서비스라고 불릴 때 미국에서는 꾸준히 home speaker, chatting service 라고 불렸고, 꼬박꼬박 AI-powered 라고 풀어 적혀 있는 등 각 서비스들의 본질이 먼저 설명되는 경우들에 많이 익숙해져서 상대적으로 모호하게 "AI"가 언급되면 그게 뭔가 라고 되묻곤 하게 된다.


걱정들


AI 자체가 고전적인 개념부터, 채팅 서비스, 홈 스피커 등 그때그때 다르게 쓰이는 등 스펙트럼이 워낙 넓은데, 개인적으로는 DX 의 digital 보다 지금의 'AI'가 훨씬 모호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AX 로 축약되면서 그나마 있던 AI 에서 Intelligence 가 빠진 게 걱정이다. 한국에서야 정부와 몇몇 큰 회사들에서야 AX 라고 하면 DX 들을 가지고 하던 컨설팅 위주의 문맥들이 적용되겠지만, 외국이랑 같이 할 때는 가급적 AIT 혹은 AI transform 등으로 명확한 표현으로 접근해야 하겠다.


개인적으로 용어에서 X를 보면 experience 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업권에서 A 는 그동안 App 혹은 Application 이 담당해 왔었는데, 2026년부터는 Agent 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머지않아 꽤 많은 사람들에게 AX 라고 하면 'AI 전환'이 아니라, Agent 와 experience 로 읽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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