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해도 되잖아..?
미친듯이 앞만 보고 이역 만리 미국에서 살던 시기 어느 중간에 뜬금없이 과동기 친구 하나가 영화감독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산 촌놈 포지션이었던 내 기준에서 이 친구는 웃음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서울에서 자란 밝은 모습의 기억이 있는 친구였다. 학부 졸업 후 펌프 만드는 회사에 병특을 하러 갔다는 소식과 이후 영화 감독이 되기 위해 공부하러 30대를 전력으로 다녔다 정도까지.. 계속 친하게 지냈냐는 질문에는 글쎄요가 맞지만, 친구 중에 영화 감독 하나 있는 게 뭐 나쁘겠냐 싶기도 하고, 꽤 마음으로 응원했었다.
https://namu.wiki/w/%EC%9D%B4%EC%9E%A5%ED%9B%88(%EA%B0%90%EB%8F%85)
이 친구의 첫번째 영화는 손예진 배우, 소지섭 배우 주연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 지금도 유튜브에서 '이장훈 감독'을 검색하면 이 시사회 영상들이 나오고, 미국에서 꽤 신기한 감정으로 응원했던 기억이다. 45세 신인 감독의 첫 영화 주인공이 다 아는 사람인데.. 시사회 혹은 제작 발표회에서 마이크는 계속 잡고 있고, 이렇게 유명한 사람을 네가 써도 되는 거냐 ? 등의 마음과 내용과 상관 없이 유명하신 배우님들 덕을 조금이라도 보면 좋겠다는 심정이었다. 마치 어디 식당을 연 친구가 있다면 나는 한 끼 먹지만 많은 사람들이 와서 먹어 주면 좋겠다는 응원 같은 심정이랄까...
사진과 함께 꺼낼 기억은 이 친구의 두번째 영화 기적 ( https://namu.wiki/w/%EA%B8%B0%EC%A0%81(%EC%98%81%ED%99%94) ). 코로나 팬데믹 중간에 꽤나 고생했던 시기에 제작, 2021년에 개봉한 영화. 작년 말에 더 유명해 지신 배우 박정민씨는 여기서 제대로 본 기억이다. 소녀시대 윤아는 충분히 유명했고, 내 기준에는 배우 박정민씨는 내 친구와 함께 해 준 고마우신 배우 분. 그래서 이후에 한 번씩 더 찾아 보게 되는 그런.... 그래도 되잖아 ?
2021년에 12년간 (잘) 다니던 나름 튼튼한 회사를 정리하며 새출발을 앞두던 어수선하던 시기에, 잠깐이지만 이 영화가 미국에 스쳐갔었더랬다 ( https://www.imdb.com/title/tt14490546/ ). 당시에 어떻게 알고 갔는지 모르겠지만, 이상하리만큼 뉴스를 찾진 못하겠다... 전체적인 흥행에 아쉬움이 있다지만,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혼자 미국 극장에서 몇 장 찍어 놓은 사진들. 미국에서 본 한국 영화의 미묘함이 있고, 살짝 뻔하지만서도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따뜻함이 좋았고, 친구가 웃으면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인 거 같아 또 좋았다. 얼마나 고생했을까 같은 것은 가늠이 되지 않지만, 그런 것들을 넘어 삶들의 일부가 서로 공유되는 거 같은 것에 대한 울림, 고마움이 있다.
이후 박정민 배우님은 여러 영화와 유튜브에서 접하게 되고, 유명해진 후의 이야기들은 대중들의 평가, 판단들과 특별히 다르진 않다. 2025년 청룡 영화제에서 모두의 남친으로 크게 흥했지만, 이전 영화들 - 그것만이 내 세상 , 동주 , 밀수 등 - 에서 보이는 모습들이 나쁘지 않고, 예전 작품들의 쇼츠들도 보인다. 괜히 한 번 더 반갑고, 그래서 더 응원한다. 왜냐고 물으면, 친구의 배우인데.. 그래도 되잖아 ?
이장훈 감독은 작년과 올해는 TVING 에서 하는 드라마를 한다고 들었는데, "스터디 그룹" ? 미국에서 잘 연결되지 않아 자세하게는 모르겠다. 이건 내가 작년에 정신 없이 살게 되면서 생기는 살짝 부작용인 거 같기도 하다. 응원하는 마음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 영화 나오면 챙겨 봐야지 정도의 마음은 변함 없지만 미국에서 불법 다운로드까지는 안 하고 싶기도 해서.. 시즌 2 올해 한다고 하니 그것대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도 되잖아 ?
작년 아버지 장례식장에 이 친구가 보내준 "영화감독 이장훈"이 적혀진 화환은 작은 화제거리였다. 정리하다 보니 20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님 장례식장에도 친구로써 보내준 부의금 명부가 눈에 띄었다. 띄엄띄엄 만나긴 하고, 소식들은 전해전해 듣는다지만, 서로 자랑거리가 될 수 있게 잘 지내 보자 라고 하는 건 그것 자체로 꽤 좋은 목표라는 생각이다. 우연히라도 스쳐 가면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