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를 통한 사회화를 이제 알게됩니다
십수년동안 고학년인 5,6 학년만 했다. 해마다 아이들을 만나면 키가 갈수록 더 커지는 아이들 속에서 키가 작은 교사인 나는 가끔 학생으로 오해받는다. 아이들을 줄 세워서 야외 체험학습 이동하는데 맨 앞에 서 있는 내가 학생과 그다지 구분이 안 되나보다. 나보다 키큰 학생들, 나만한 아이들이 많아서 “선생님 어디 계시니?” 묻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종종 그러하다. 초등은 체육도 가르치기에 일주일에 세번은 옷차림도 체육을 위해 편하게 입어야 한다. 체육복이 일상복인 아이들 틈에 있으면 학교에서도 그런 오해를 받는다. “얘, (얼굴 보고) 아이쿠 선생님이시구나. 죄송해요.” 키가 큰 만큼 생각들도 옹골차고 할줄 아는 것이 많아 교사가 해야하는 역할은 지적 창의성과 아직 자리잡지 못한 세심한 사회성, 상상력 자극 등이었다.
교사를 하며 올해 2학년 아이들을 처음 만났다. 2학년 아이들은 정말 작다. 5-6만 보다보니 낯설다. 사람이 3년 사이에 그렇게 크는가 싶을 정도로 2학년은 키도 작고 손도 작고 많이 작다. 눈을 맞추려면 무릎을 바닥에 대고 앉아야 한다. 이 아이들을 줄을 세워 앞장서 걸으면 내 키만으로도 교사 티가 난다. 뒤에 걸어오는 이 작은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고민도 해야하지만 일단 아이들에 대한 이해도 해야한다.
짧지만 일주일 정도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2학년에 대한 발달 이론과 입소문으로 들어 아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그날 그날이 경이로웠다.
첫번째는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고학년이 유치하다며 싫어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2학년 아이들은 꽤나 좋아한다. “쎄쎄쎄”놀이, 실뜨개 놀이, 손유희, 무용 등이다. 진심으로 정말 좋아한다.
2학년은 손가락을 많이 쓰도록 해야 한다. 소근육 발달이 중요한 시기로 교육과정에서 이것을 촉진시키고 성장에 맞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한다.
두번째는 놀이가 중요하다. 놀이가 흥미의 요소로 이용(!)되는 고학년과 달리 놀이가 중심이 되는 것이 중요한 학년이다. 놀이를 통한 배움을 적극 반영해야한다.
예를 들어 사회적 어울림 기술을 습득하려면 놀이를 통해야 한다. 학습지로는 안 되는 기술이다. 학습지나 말로 배운 이 영역은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이 안따라주는 기술이 되므로 더욱 그렇다.
세번째는 감성교육이 중요하다. 어느 혁신학교 2학년 공개수업에서 시를 외우며 율동을 하는 것을 보았다. 발도르프 율동은 발달에 맞는 감성교육을 중시하고 몸의 움직임을 통해 그것을 일깨운다. 다양한 빛깔의 콩주머니를 갖고 활동하는 것을 보며 같은 콩주머니 자료가 상황에 따라 색다르게 쓰일 수 있음에 놀라웠다. 내가 아는 콩주머니는 운동회에서 박 터뜨릴 때 던지는 것으로 뭔가를 깨거나 열기 위해 힘꺼수던지는 용도였는데, 이 무지개빛 콩주머니는 예술도구이자, 체육도구이자, 놀이도구였다.
감성은 이 시기에 예술‘적’인 것에서 발달 가능하다. (예술이 아니라 ‘적’) 시를 외우고 노래를 하고 율동 등을 하며 감성발달에 충분히 할애하여야 한다. 그런 후 나 자신과 삶에 대한 긍정으로 자아찾기, 지적인 배움에 도달할 때 조화로운 발달이 이뤄진다.
이 세 가지를 알고는 있었다. 이번에 아이들을 대하며 현장 내 입소문의 현장 검증을 경험하고 있다. “선배들 말이 이리도 잘 맞아 떨어지네”
체감하고 나니 선배들의 교육과정, 옆에거 본 거, 책으로 본 거 등을 합쳐서 우리반 맞춤형 2학년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연도 나의 계획은 학급 예산 공모에 선정되어 아이들에게 (비싼) 습식 수채화 재료를 사고, 그림동화를 쓰고,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또 아이들과 놀이를 통해 사회성, 인성을 키울 계획이다. 1년 과정으로 배웠던 전래놀이가 이제 쓸모가 있어지려나 싶다.
블로그에 하나씩 정리해나가려는 결심을 했다.
하나 예로 들자면 24절기 공부를 고학년과 할 때는 한자뜻을 익히고 의미를 이해하고 기후위기와 관련시켜보는 방식으로 했으나 이번 2학년에는 24절기를 그림으로 그려보는 활동을 하면서 좀더 감성적으로 방향을 틀어 다가가보려고 한다.
일주일 간 학생들과 노래와 율동을 하며 중간 중간 생긴 문제들을 해결해가면서 선배 선생님들이 말했던, ‘놀이를 통한 사회화’ ‘놀이를 통한 규칙 알기’ ’놀이를 통한 배려’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2학년 아이들은 아직 많이 아는 것은 아니기에 스펀지처럼 배우고 적용한다. 나의 교사로서의 역할이 아이들에게 작은 것 하나 하나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편으론 책임감도 느껴졌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삶의 기술 중에는 최초로 선생님을 통해 배운 것이 있었겠구나 싶어서 갑자기 웃음이 났다. 2학년에게 사물함에 가방 넣을 때, 종이 가위질을 가르칠 때 보면 그렇다.
2학년 교실은 이런 거구나 싶어서 하루하루 설렌다. 2학년 교실, 고학년 담임 교사가 몰랐던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