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기
엊그제 회사에서 종무식 때 자기자랑하는 PPT 만들어 발표했다. 여태 먹은 거나 자랑하려고 구글 포토 뒤적뒤적하다 보니 추억이 돋아 정리한다. 개인적으로는 새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냥 이어지는 날들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2016년이 갔다는 핑계 삼아 돌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크게 병원 - 출장 - 넥저 - 연말로 이어진다.
레베카. 살면서 처음으로 뮤지컬을 봤다.
2009년 3월에 입학해서 2016년 2월에 졸업했다. 수업에서 배웠는지는 잘 모르겠고, 하여간 많이 배웠다. 좋은 사람도 엄청나게 많이 만났다. 이전까지와는 다른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엄마가 암 진단을 받고 2주간 간병인 생활을 했다. 집에 내려갔다가, 부모님 모시고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다시 올라왔던 그 3일이 올 한 해 가장 힘들었던 때다. 검사 결과 암 전이가 없었어서 최악은 아니었고, 수술도 무사히 끝났다.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고 휴게실에서 틈틈이 일을 했다. 환경도 썩 좋진 않았고, 체력도 좀 달리긴 했지만 나머지 병원생활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병원 구내식당이나 편의점, 카페, 샌드위치로 2주 때우는 것도 괜찮은 듯.
명물거리에 있는 오락실. 2인용 게임이다. 스테이지 클리어하며 넘어가는 게임이다. 1등 한 기념으로 찍어놨다. 심심하면 여기에 가서 이 게임을 한다.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회사 점심밥 1 탄탄멘. 국물도 고소하고, 파채도 잘 어우러짐. 회사 사람들과 두번? 정도 갔었고, 따로 두어 번 더 갔다. 회사 근처에 있었는데 확장이전하면서 홍대 쪽으로 옮겨갔다. 아쉽...
장성 홍길동 축제. 몇 년 만에 간 건지 기억이 잘 안 난다. 5월에 집에 내려갔었는데, 그때가 축제기간이어서 구경삼아 둘러보고 왔다. 시골의 축제란 이렇다. 돈을 낭비하는 것 같은 느낌이 없진 않은데, 놀만한 것이 마땅치 않은 환경에서는 꼭 나쁘게 볼 건 아닌 듯.
올해의 만화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만화카페에서 집었다가 횡재했다. 원래 이런 류의 만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전개가 빨라서 좋다.
올해의 모바일 게임 '디지몬 소울 체이서'. 보도자료에서 보고 시작했다. 예전에 디지몬 챙겨보던 기억에 시작했는데 이렇게 꾸준하게 할 줄은 몰랐다.
4-5월은 미국 출장 일정 짜느라 바빴다. 영어로 메일 쓰는 것도 어려웠는데, 대체로 거절당해서 더 어려웠다. 나도 처음 가는 곳을 이끌면서 다녀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날씨가 어쩜 이렇게 좋을 수 있을까 싶었다. 하늘이 무척 깨끗하고, 공기도 맑았다.
출장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식사. 1은 구글에서 먹은 아침밥. 실리콘 밸리에서 복지가 좋다는 이런저런 회사에서 밥을 먹었다. 2는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소개해 준 식당에서 먹었던 파스타. 조금 비쌌는데, 가격 이상은 했다. 3은 하루 통역을 도와주신 분이 추천했던 버클리대 근처 피자 맛집. 먹어본 피자 중엔 제일 맛있었다.
페북 본사 사무실 구경. 이게 마크 저커버그의 책상이라는데... 하여간 이거 기준 왼쪽에 셰릴 샌드버그가 앉아있었다.
같이 간 선배 덕에 테슬라도 방문! 시승도 했다.
딱 하루 쉬었다. 날이 좋아 다행.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회사 점심밥 2 합정역 근처 동무 밥상. 평양냉면이 맛있다는 걸 올여름에 처음 알았다. 심심하고 시원한 고기육수가 맛있었다.
졸업은 했지만 여전히 신촌에서 살고 있다.
야구장도 다녀왔다. 저번엔 3루 근처로 끊었는데 경기장 전체를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이번엔 예매를 놓쳐서(...) 외야로 가긴 했는데 외야 호수비 보는 맛이 있었다. 기아는 5강!
나무 반지 만들러 갔었다. 향도 좋고, 만지작거리기도 좋다. 돈 꽤 준 건데 지금은 끊어졌다. 한동안 잘 끼고 다니긴 했지만..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 3기. 일 년에 거의 한 달은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 기획하고, 운영하는 데 쓴다. 1-2-3중에 유난히 3이 기억에 남는다. 열정이 좋다고 하면 너무 뻔한 느낌인데... 수강생의 열정이 너무 좋았다.
장성 터미널 근처. 오랜만에 광주에 나가서 고등학교 동창을 보고 왔었다. 거의 6년? 만이었다. 그래도 어색하지 않았고, 재밌었다. 이야기도 많이 했다. 고등학교 동창은 이런 편안함 같은 게 있다.
광장에 나갔다. 분명히 이 순간은 역사책에 실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 역사의 현장에 자리하고 싶었다. 수십만의 사람이 모였을 때의 광장이 어떤 공간이 되는지 눈으로 봤다.
생각해보면 작년 종무식 때 자리배치 바꾸고 1년간 이 자리에서 일을 했다. 꼬박 1년. 손목쿠션이 생겼고, 안경이 생겼다. 직업의 영향인가... 오리 쿠션은 자세교정용으로 선물 받았다.
오랜만에 만든 건담. 하나 더 사고 싶다!!
테트리스. 예전에 페북 게임으로 있을 때 열심히 하다가 없어져서 안 했는데, 찾아보니 있더라. 레벨은 20단계인데, 지금 18단계까지 올렸다. 이거 뭐 RPG나 그런 게 아니라서 실력만큼 올리는 거라 오래 걸리진 않았다. 지금은 벽을 느끼는 중.
라멘집 가마마루이. 집 근처인데 자주는 못 간다. 혼자 밥을 먹게 될 때 간다. 처음엔 가게 주인이 항상 있었는데, 요즘엔 안 보인다. 멀티라도 여시나...
올해의 옷 니크 고양이 맨투맨. 요것도 선물 받았다. 보통 고양이를 저렇게 들곤 하는데, 표정이 딱 저렇다. 옷도 편해서 지나치게 자주 입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