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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 건 아니고 리뷰 Jul 28. 2021

<책 만드는 일> 리뷰










 책을 만드는데에는 작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당연한  같지만 대체로 책을 생각할  작가라는 직업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뒤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주목 받지 못해 아쉽다,같은 이야기 하려는  아니다. 창작의 직접적 주체가 더욱 주목을 받는  당연한 .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나를 이책으로 인도했다. < 만드는 > 작가가 아닌 책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편집자, 마케터, 번역가와 같은 직군의 사람들이 함께 엮었다. 책의 기획과 제작에 관한 이야기를 소회 중심으로 다룬다. 그래서 관심이 가고 귀하다. 그것도 민음사에서.


 최근 알게 된 민음사의 인문학 잡지 <한편> 시리즈와 디자인부터 풀어내는 방식이 매우 흡사하다. 모르긴 몰라도 같은 출판사기도 하거니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동일한 톤 앤 매너로 만든 듯. 3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과 짧은 길이이지만 내용은 전혀 가볍지도 얇팍하지도 않다. 내 추천으로 책을 읽은 민종의 말을 빌리자면 '문장들이 살아 숨쉬는 느낌을 받았다'.


 파울로 코엘료의 전집 제작기와 인생일력의 기획기, 세계문학전집의 제작기, 인문잡지 <한편>의 제작기 등... 책의 이면에 있는 이야기를 그 작업의 담당자들의 손을 빌려 말한다. 마치 영화의 VOD를 구입하면 함께 받아 볼 수 있는 제작 비하인드 영상과 같달까.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만, 문학을 주로 다루는 민음사는 조금 낡고 고루한 늬앙스를 풍기는 출판사이다. 문학전집으로 대표되는 그들의 출판물들의 이미지를 돌아보면 아마 대부분 비슷한 생각이지 않을까. 하지만 민음사는 결코 지루한 출판사가 아니었음을 책을 통해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자신들의 고루함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독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인생일력>을 기획하고 제작한 조아란 마케터가 말하는 '고루함 X 고루함 = 힙함'의 공식이 그들을 잘 규정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쏜살문고' 시리즈에서 처음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책에서는 사례로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앞으로도 그랬지만 사는 동안 민음사의 이런 방향성이 잘 유지 됐으면 좋겠다.


 만화 <귀멸의 칼날>은 작가와 편집자가 일심하여 힘을 합쳐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편집자가 하는 역할의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마냥 작가가 쓴 책을 잘 포장해서 판매할 것만 같은 민음사도 좋은 기획을 통해 책을 만들고 번역의 방향성을 다듬고 책의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살아 숨쉬는 이야기가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감명깊기도 깊어서 단시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선물한 책. 이어서 <한편>에 입문하고 정기구독을 고려하게 한 책이며, 앞으로도 추천할 일이 생기다면 앞 순번에 배치할 것 같다.


 기억을 위해 리뷰를 쓰기 시작했는데, 세 번만에 리뷰의 어려움을 느낀다. 책 내용을 다 읊자니 리뷰가 아닌 것 같고, 감상만 쓰자니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 같고. 이렇게 말하면 무책임한 리뷰일지 모르겠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책에서 읽어보길 추천한다. 나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꺼내볼 생각이다.






@supybysu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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