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폴리피자 Nov 05. 2024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본질은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다

사회생활하면 바쁘고 정신없이 일상을 보낸다.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면서 여기저기 불려 다니고 메신저 답하고 급한 일 처리하느라 정신없다.


퇴근하면 열심히 땀 흘려 운동하지만 머릿속엔 회사 업무나 인간관계 문제로 가득 찼었다.


나는 헬스를 정말 좋아했다. 인생을 바꿔준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몸을 변화게 해주는 수준을 넘어 정신력도 길러준다.


그런데 어느 날 운동을 하는데 집중이 안되고 계속 머릿속이 복잡했었다.


업무스트레스가 헬스장까지 쫓아온 것이다.


운동으로도 정서적인 환기가 되지 않았다. 


퇴사하고 나서도 한 동안 헬스를 잘 못했다. 코로나로 못 가기도 했지만, 뭔가 머릿속이 복잡했다.


대신에 산책을 즐겼고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운 느낌을 가졌다.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그 기로에 있을 때 생각이 많고 복잡하다.


나에 대한 탐색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어릴 적 기억을 소환한다.


10대 20대 그리고 30대까지...


나는 어렸을 때 사람들과 어울리며 뛰어놀고 운동을 참 좋아했다.


그렇게 기억을 소환하려 애쓰는데 어쩐지 옛날 추억이나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잠시 멍해져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유년시절, 학창 시절 심지어 젊고 혈기 왕성했던 20대 청춘마저 흐릿한 기억 너머 어딘가에 존재할 뿐이다.


마치 과거를 꿈꾸는 것처럼 꿈처럼 느껴진다.


나는 어딘지 슬펐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 단절된 파편 기억이 유일한 과거의 내 모습뿐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나는 마흔을 살았고, 과거의 어떤 한 해는 365일 꼬박 지냈으며 그 365일 중 단 하루도 기억해 낼 수 없다는 사실이 불편했다.


사진을 뒤지거나 어디 일기장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없었다.


우리는 추억을 소중히 여겨 인생의 특별한 날만 기록하거나 사진을 찍으며 웃는 모습을 담아낸다.


하지만 평범한 내 일상의 하루는 내가 온전히 살아낸 소중한 시간이다.


그렇게 쌓여 지금 내가 있다.


나는 더 나아가기 위해 나를 알아야만 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얼 좋아했고 무얼 잘하며 어떤 재능이 있는지 말이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해 남의 시선을 배제하고 나에게 집중해서 나를 찾는 과정이 마치 술래잡기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글을 쓰거나 기록을 할 수밖에 없다.


나를 관찰하는 시간이 기꺼이 필요했고, 나를 아는 과정만큼 더 성장하는 시간도 없다고 생각한다.


밖이 아닌 내부에 집중하며 매 순간을 떠올리고 기록해서 조각을 모으고 모아 하나의 완성품을 만든다.


그러면 내가 아는 나란 사람이 선명해지고 웃으며 반갑게 마주할 것이다.


그렇게 서로 일체가 될 때 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왜  자기 계발 분야 책만 읽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