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착한별 Oct 28. 2024

내 집이 생겼다.

차곡차곡의 방

출처: 서선정 그림책 <차곡차곡>, 시공주니어

지난 10월 7일에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은 후로 내 집이 생겼다. 짧은 글 3개로 분양받은 집 치고는 넓고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방의 구성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방의 개수를 늘려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우선 브런치북부터 하나 만들었다. 내 집이니 내 이야기부터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제목: 너를 키우려다 나를 키웠다) 그리고 주 1회씩 글을 올리려고 연재 브런치북(제목: 별을 사랑한 그림책)도 만들었다. 적어도 방 3개짜리 집은 되어야지 싶어서 매거진도 하나 만들었다. 매거진은 내 짐들을 분류하기 전에 우선 풀어놓을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차곡차곡'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이렇게 '차곡차곡의 방'까지 만들어 놓으니 이제 좀 구색이 맞는다. 물론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비밀의 공간이 하나 더 있긴 하다. 그건 바로 작가의 서랍이다. 쓰고 싶은 나에게 '쓰는 집'이 생기다니 기쁘다.



차곡차곡의 방



"차-------"하고 발음하는 순간 내 안에 있던 것들이 나오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곡"이라고 발음하는 순간 그것이 멈추고, 머금고, 머무는 느낌이다. "차곡, 차곡, 차곡" 이제 내가 글을 쓸 때마다 무언가 가지런히 쌓이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글을 쓰기 전의 리츄얼로 "차--------------"하고 길게 내뱉어야겠다. 그리고 글을 마무리 지을 때는 "차-곡"하고 짧게 말해야겠다. 글의 제목에는 차곡 1, 차곡 2, 차곡 3이라고 붙여볼까?


출처: Frederick by Leo Lionni, Random House


난 지금 이야기를 모으고 있어.


그림책 <프레드릭>에 나오는 프레드릭처럼 '이야기를 모으는 사람'이고 싶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언제든지 차곡차곡의 방으로 와서 "차------"하고

시작해야겠다.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글로 제대로 표현하는 사람


나는 소리에 민감하고 눈에 담은 것을 잘 기억한다. 연상되는 것들을 연결해서 조합하는 것을 잘한다.

오래 관찰하는 것도 좋아한다.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품고 한참 동안 생각하는 걸 즐긴다. 이제 그 생각들을 그냥 보내지 말고 이곳으로 데려와야겠다. 여기, 차곡차곡의 방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