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채용 이야기
사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제일 궁금한 점은 '어떻게' 하면 그 회사에 합격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그런데 이건 참... 이미 합격한 사람도 말해주기 어렵고 면접관도 말해주기 어렵다. 하물며 사장님도 말해주기 어려울 걸... 왜냐하면 실력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합격을 하는 것도, 많은 스펙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당연히 유리한 것도, 인성이 뛰어나다고 해서 남들보다 확률이 높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와는 반대로, 떨어지는 이유는 어쩌면 조금 더 분명할 것이다. 물론 실력이 없으면 떨어진다. 인성이 부족해도 역시 떨어진다. 그 외에 회사들마다 합격의 기준은 달라도 불합격의 기준은 분명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이 인터뷰를 시작하게 되었다.
몇 회사를 진행한 후에 글을 정리하려고 했으나, 내 기억력이 그렇게 좋지 않기 때문에 한 군데 진행 후 바로바로 공유하고자 한다. 물론 "어떤 사람을 떨어뜨리나요?"로 시작된 질문이지만 각 회사 채용(인터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고자 한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추신 : 이 글은 프로그래머에게만 해당되는 글이다. 왜냐하면, 내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는 분들이 모두 프로그래머이니까...
첫 번째는 Google에 Product Manager로 계시는 이해민 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에 페북 친구들을 상대로 도움을 요청했었는데, 그때 많은 분들이 '면접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딱 이렇다 라고 말해주기 어렵다'라고 글을 올리셨고, 이해민 님은 그 댓글들을 보며 놀라셨다고 했다. 구글은 채용에 대해서 비교적 내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면접관에 따라 당락 결정의 기준이 달라질 수 없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구글의 채용 규칙은 무엇일까??? 구글은 어떤 직군이든 Job Description 그대로 채용을 진행한다. 그 Job Description을 작성하기 위해 다양한 역할의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연구하고 논의해서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딱 그 순서대로 중요하다. 개발자의 경우 (학력 관련된 사항 제외) 1번이 Coding 실력인데(Software development experience),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영어실력, 대회 우승, 혹은 다른 스펙 등을 내세우며 사실 코딩 실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합격할 수 있냐 묻지만 절대 안 된다. 9년 동안 이 질문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지만 대답은 한결같게 '절대 안 됨!!!'.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들은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
여기서 잠깐!!! 구글 코리아에서 과연 실력이 좋은 개발자를 뽑을 필요가 있는지 물어봤다. 어차피 개발은 모두 해외에서 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아마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꽤 있을걸?)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검색의 경우 한국에 있는 개발자들이 Google의 Finance 그리고 TV나 Movie 관련된 글로벌 프로젝트를 하고, 안드로이드도 TV라든가 플랫폼 관련된 일들을 한국 개발자들이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개발자들과 똑같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구글에서 내놓는 제품 중, 즉 전 세계에서 보는 구글의 제품 중 한국 엔지니어들이 직접 개발한 것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려고 구글 코리아에서 사람을 뽑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 전 세계 구글 엔지니어가 하나로 함께 일을 하기 위해 같은 수준의 실력 좋은 개발자를 뽑는다는 이야기다.
이러다 보니 한국식 이력서를 제출하는 사람은 무조건 떨어진다. 사진 붙이고, 주민번호 넣고, 뒤 페이지로 넘어가면 자상한 어머니와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등으로 시작하는 이력서를 말하는 거다. 그냥 이름, 연락 가능한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그리고 이력사항이면 된다고. 아~ 그렇지만 사는 곳은 기입해야 한다고 하셨다. 거리상의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하니까... (가장 좋은 방법은 구글링을 해보고 나에게 가장 맞는 포맷을 찾아 써보는 것) 제일 중요한... 본인이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솔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말하지만 사실 학벌 좋은 애들만 합격하지 않냐, 결국 학교/스펙 다 보지 않냐는 이야기가 많아서 내부적으로 조사를 해본 적이 있단다. 결론은 입사지원자의 대학과 합격자의 대학 비율이 비슷하다는 것. 쉽게 말하자면, 좋은 대학을 다니는(혹은 졸업한) 학생들이 더 많이 지원했다는 것이다. 더 자신 있게 도전한 비율이 높았을 뿐 구글에서 특정 학교 학생들만을 채용한 것이 아니다.
하물며 구글은 인턴도 똑같은 방식으로 인터뷰를 본다고 한다. 물론 고차원의 질문을 빼고 진행하지만... 인턴으로 입사하면 한 프로젝트를 마치고 수료를 하게 되는데, 인턴 시절 그 프로젝트를 훌륭히 수행하면 그 후 정직원으로 입사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사실 우리나라 인턴의 경우 여학생들에게 유리하다 (인터뷰를 통과만 한다면!). 남학생들은 아무래도 군대 문제가 있어서.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는 '구글의 이상한 인터뷰 질문 (Does Google still ask brainteasers in job interviews?) 몇 가지 어쩌고'에 대해 물어봤더니 많은 부분이 뜬소문이라고 했다. 인터뷰의 경우, 전 세계 구글 엔지니어들이 인터뷰 질문 리스트를 공유하고 있고, 인터뷰 진행에 대한 특정 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 한해서 인터뷰어가 될 수 있으며, 그 전에 블라인드 인터뷰어로 다른 인터뷰에 참여해야지만 인터뷰를 직접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코딩 실력이 같다는 전제하에 첫 번째엔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며 코딩 테스트를 하는데, 보통 헤드셋을 착용할 것을 제안하는 편이다. 코딩 테스트는 구글 docs를 통해 진행되는데, 이런 경우 개발자의 코딩 습관까지 다 볼 수 있다는 장단점이 있다. 하물며, 탭인지 스페이스 인지까지...... 그래서 구글에 지원하고자 한다면 구글 docs를 통해 코딩을 하는 mock 인터뷰 연습을 해본 사람이 아무래도 유리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인터뷰 방법 자체를 연습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구글은 인터뷰를 본 후 매우 자세한 피드백을 적어서 제출해야 하는데(하물며 면접 본 시간을 2배 이상의 시간을 피드백을 적는데 할애한다.) 이때 면접관의 주관이 "많이" 반영되는 질문이 딱 한 가지 있다고 한다. "과연 나는 이 사람과 일하고 싶은가?" Yes/No의 답을 고르는 이 질문으로 인해 정말 꼼꼼히 그리고 깊이 있게 한 사람을 들여다보게 된다. 개발 능력이 검증되었을 때, 여러 면접관이 모두 함께 일하고 싶다는 답이 나오면 정말 합격일 듯.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면접관만으로 당락이 결정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구글은 채용 커미티(hiring committee)를 열고, 그곳에서 인터뷰 피드백을 중심으로 의논하여 채용을 결정한다고 한다.
결국, 구글에 입사하고 싶은 사람은 원칙대로 하지 않으면 1순위로 떨어진다. 어떤 포지션에서 일하고 싶은지 정한 후 Job Description을 바탕으로 딱 그대로 resume를 작성하고 인터뷰를 준비한다면, 어쩌면 합격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구글에는 어떤 개발직군이 있는지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http://www.google.com/about/careers/fields-of-work/engineering-technology/에서 살펴보면 된다. (그런데 무엇보다, 개발자라면 코딩 실력이 제일 중요하다는 건 너무 당연한 이야기겠지~)
그렇지만 해 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일단 도저언~~~~~~~~~~
이해민 님의 덧...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회사를 결정하는 일이니 취업 준비생도 면접관을 면접 볼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