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해먹긴.
똬리 고추도 하고 버섯볶음도 하고 머우*볶음도 하고 그러지.
뭘 많이 혀.
내일 모리** 할머니 생신 아니냐.
생신상 차려드릴라고 어제 이것저것 반찬 많이 했어.
너도 머우 볶아먹어라
삼천오백 원밖에 안 하대
줄기만 따로 팔도만
그때 왜 우리 걷다가 내가 뜯으려고 했던 거
그거 머우 말이여.
집에서 머우를 키웠어?
그라믄 얼른 먹어야지.
그려. 그거 잘 번져.
지금 잎은 써서 못 먹은 게 버리고
줄기 큰 것만 뜯어다 먹어.
안 복잡해.
그냥 뜯어다가 들깻가루만 넣으면 돼.
머우를 데쳐.
그래 가지고 들깻가루 넣고 무쳐.
멸치가루 있으면 쪼께 넣으면 더 맛있지.
소금으로 간 허고.
거기다가
마늘도 넣고 파도 넣고 그래야지.
아니 그럼 어찌 들깨만 넣냐.
내가 아까 들깻가루만 넣어도 된다고 했다고?
아무리 그래도 기본양념은 들어가야지.
머우 줄기는 다듬어야 써.
그려 고구마순처럼 다듬으면 돼.
머우는 좀 더 질겨서 고구마 순처럼 뚝 안 분질러져
그냥 우에서부터*** 다듬어야 해.
마트에서도 그냥 줄기만 팔지
어디 다듬어서 팔간.
뜯어서 먹으면 쪼께 밖에 안되긴 혀.
그래도 맛있응게 먹어 봐.
*머우: 머위
**모리: 모레
***우에서부터: 위에서부터
※엄마와 통화한 내용을 각색해서 썼습니다. 엄마의 말투를 최대한 살려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