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by 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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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모기는 연약하지만 강하다.

실보다 가는 다리와 주둥이, 종잇장보다 얇은 날개로 윙윙 나불거리며 인간에게 덤벼든다.

다가오는 모기를 잡기 위해 손바닥을 힘껏 내려칠 때, 아직 피를 빨지 않은 모기는 바람에 휘청대며 어둠 속으로 숨어버리고, 피를 빨아낸 모기는 배 속에 가득 찬 피가 무거워 허술하게 날아다니다가 금세 잡혀버린다. 이 가볍다 못해 허약한 몸으로 어찌 인간의 몸을 뚫어 피를 뽑아 먹는가. ‘흡혈’이라는 습성이 무색하고 ‘모기’라는 이름도 연약하다.

그러나 모기에 물린 고통은 꽤 고약하다. 특히 마찰이 잦은 발바닥 같은 곳을 물리면 참을 수 없을 만큼 간지러워 반복해서 긁다 보면 피가 뽑힌 곳에서 다시 피를 보게 된다.


아! 모기는 허술하게 사라지지만, 기억은 지겹도록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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