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의 수족관은 적막하다.
인간은 유리 박스에 바닷물을 채우고 냉각기와 정화통을 설치하여 물고기들이 며칠 동안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든다. 계통이 다른 수십 마리의 물고기들을 그 안에 던져 놓으면 격렬하게 요동치다 이내 제자리에서 입만 뻐끔거린다. 그들이 살아왔던 방식이 개별적인데 한 곳에 때려 넣어 통합적으로 살아가야 하니 생기를 잃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 모습은 다가올 죽음을 예견하고 생을 포기하는 것 같다. 죽어가는 물고기들을 ‘활어’로 지칭하는 것은 허황하기 이를 데 없다. 횟집의 수족관은 싱싱한 활기가 느껴지는 공간이 아니라 제 죽음을 예견하고, 기다리고, 포기하는 수용소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