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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en Apr 15. 2019

디자인씽킹과 사회문제 해결

디자인 스터디 두 번째 이야기

디자인을 업으로 삼지만 평소에는 다뤄보지 못한 다양한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스터디를 통해 자유롭게 이야기해보는 시간입니다. 주관적 생각이 다분하기에 참고용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로 다양한 의견 주시면 스터디에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주제 : 디자인씽킹과 사회문제 해결

날짜 : 2019년 3월 27일 수요일

장소 : 약수 커피공장





Overview

두 번째 디자인 스터디 주제는 디자인씽킹과 사회문제 해결입니다. 일본 혁신기업 Asobot의 ‘Impression Cards’와 ‘도쿄 24구’의 사례를 살펴보고 어떻게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또 ‘도쿄 24구’의 사례를 통해 제기된 국내 ‘한양대 기숙사 건립 반대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Asobot

Asobot은 일본의 혁신기업입니다. 혁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추상적이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굉장히 모호하지만 Asobot의 기업 철학을 살펴보면 어떤 기준으로 비즈니스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Asobot 철학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伝える(전달하다)’, ‘伝わる(전달받다)’는 한 글자 차이지만 그 둘은 크게 다르다고 말합니다. ‘전하고 있지만 전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세상에 많이 존재하며 ‘전하는 기법’만 오로지 관심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의 대전제는 ‘정보를 받는 사람에게 주도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전달받는 상대가 누구인지 제대로 인식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전해지지 않는 이유를 항상 파악하여 전달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Ito Takeshi 대표가 설명해주는 커뮤니케이션 철학

디자인씽킹 방법론도 마찬가지로 첫 접근을 ‘공감하기'로 시작합니다. 문제 당사자의 실제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고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접근하고 그 기반으로 실용성과 사업성을 찾아나가는 방법이죠.

Asobot의 두 사례를 통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결과를 도출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Impression Cards

http://asobot.co.jp/works/communication/

Impression Cards 예

Impression Cards는 직역하면 ‘인상 카드’입니다. 인상 카드는 상호 간 서로의 인상이 적혀있는 단어 카드를 교환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입니다. 직장에서 동료가 보는 나의 모습, 친구들이 보는 나의 모습이 다릅니다. 또 하나의 인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인상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인상 단어를 교환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다른 사람이 느끼는 나의 인상에 대해, 내가 느끼는 그 사람에 대해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보통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 명함을 주고받는데 명함에는 이름, 연락처, 소속 정도만 알 수 있습니다. 명함을 주고받을 때도 형식적인 대화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깊이 있는 대화나 인맥을 만들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 들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인상 카드는 사람 간에 더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모임이나 행사에서 처음 보는 사람끼리 카드를 교환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서먹한 흐름을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또 알고 지내던 사람끼리도 전달한다면 이전에는 알 수 없었던 상대방이 느끼는 나를 솔직하게 알 수 있고 더 친밀해지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도쿄24구(区)

http://asobot.co.jp/works/tokyo24

도쿄24구는 행정상 거주지역이 아니라 회사나 학교 같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지역도 잘 알지 않을까 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실제 도쿄는 서울의 강남구, 마포구와 같이 23개의 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4구는 행정・지리적 지역 위의 가상의 24번째 구로써 새로운 소프트웨어 형태의 지역을 제안합니다. 대기업이 몰려 있는 지역부터 시작하여 ‘니혼 바시 친구'라는 해당 구에 거주하지 않는 직장인 중심의 비영리 법인을 설립해 24번째 구의 주민으로서 근무지역의 매력을 발굴합니다. 예로 소개해 주는 사람의 인적사항과 함께 ‘비서들이 알려주는 선물사는 곳’, ‘부장이 알려주는 손님 대접 장소' 등을 지도 형태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제 근무자들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을 시각화한 것입니다. 엽서 크기로 명함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관광객의 가이드맵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도쿄24구 프로젝트 예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된 계기는 일본에서 지진이 나면 3일 동안 자신이 있는 지역을 벗어날 수 없으며, 해당 지역에 남아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루 중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환산하면 일주일에 55시간, 10년에는 약 3년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실제 거주지역뿐 아니라 일하고 있는 곳 또한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만큼 중요한 지역이죠. 니혼 바시 지역은 수백 년 동안 기업이 있어왔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지만 교류가 부족했습니다. 교류의 부재를 발견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써 도쿄24구 프로젝트를 한 것입니다. 직접 사람이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다리 역할을 하는 도구로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한양대 기숙사 건립 반대 문제

2017년 6월, Asobot을 방문하기 직전에 한국에서 6.13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또 당시 한양대학교에는 기숙사 건립이라는 큰 이슈가 있었습니다. 대학교 근처 주민들은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시위를 했었고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학교와 주민들만의 대화로 기숙사 착공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이때 해당 지역 의원 후보가 이런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한양대학교 기숙사 신축을 막겠습니다…. 원주민 생계 위협하는 기숙사 신축을 꼭 막아 주민의 편이 되겠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교, 주민뿐만 아니라 지자체까지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더 암담했을 겁니다. 저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했습니다.


도쿄24구 프로젝트를 보고 생각났던 사회문제였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며 상호 간 이해심 부족으로 일어난 문제라 생각 들었습니다. 금전적 여유가 없고, 열악한 환경에서 대학생활을 보낼 대학생의 편에 서고 싶은 개인적인 마음이 있지만 마냥 학생의 입장만 생각할 수 있는 그리 간단한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추가적인 소득 때문일 수도 있지만 방을 임대해 생계를 이어나가는 주민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바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우리는 간략하게나마 ‘지역주민-대학생-대학교’을 대상으로 삼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최소한 당사자들을 이해하는 범위 내에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기숙사 건립에 대하여 각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먼저 지역 주민들은 임대를 통해 월세를 받고 있지만 기숙사가 생기면서 수입이 없어지거나 줄어들어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고 다른 관점에서 기숙사가 건립되면 학생들이 많아져 주변이 고성방가나 쓰레기 등으로 환경적 측면으로 불만을 이야기했습니다. 대학생들은 낙후한 주거환경과 부모나 알바 등에 손 쓸 수밖에 없는 금전적 비용을 제일 큰 문제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대학교는 재정문제와 주민들의 반대로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각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해봤습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사용하는 시설이기에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1차 목표는 달성해야 합니다. 건립에 제한이 있는 대학의 재정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부지나 건설에 대한 비용 대비 학생에게 월세를 지원하거나 지자체와 협업하여 주민들에게 건물 유지보수 비용을 지원하는 형태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막연히 임대업을 하는 주민들에게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임대업 제휴를 맺어 라이센스를 부여하여 학생들이 시설 안전과 만족감을 함께 제공할 수 있도록 합니다.


두 번째는 지역 주민이 환경/소음 문제의 원인을 대학생으로 판단하는데 그 근거는 없습니다. 맞다 할 경우에는 학생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 듭니다. 서로 간의 관심과 이해의 부족으로 생긴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학생과 지역주민이 함께 할 수 있는 행사와 지역 상권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를 구축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행사와 인프라를 통해 주민과 학생 간의 의미 있는 공동체 일원이라는 것을 공감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학생회와 주민대표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상가에 대해서는 학생 할인이나 혜택 등을 제공하고 벼룩시장과 같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을 구축해 나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거나 진짜 Pain-Point를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막연하게만 느꼈던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하면서 어느 정도 공감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디어 부분도 몇몇은 비슷한 형태로 시행하는 곳도 있었으며, 셰어하우스 형태를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관계자끼리의 공감과 이해를 하는 곳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일 기본이 되는 공감,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들을 풀 첫 단추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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