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케
에포케는 결국, “당신이 객관적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한번 보류해 보십시오.”라는 뜻이다. (중략) 그렇게 함으로써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진다는 점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 자신에게 보이는 세상과 상대에게 보이는 세상은 크게 다를 수 있다. 그때 양자가 모두 자신의 세계관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으면 그 어긋난 차이가 해소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p.302
남에게 나의 생각을 설득시키기란 어렵다. 나는 이해가 되는데 상대방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의견이 팽팽히 나뉜다. 이런 갈등이 빈번해진다면 나중에 또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은 또 반대하겠지?' 하며 갈등의 대상이 사람에게로 바뀌어버린다. 사람이 미워진다.
객관적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주관적인 것이다. 사실이 아무리 객관적이어도 그 사실을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로부터 나오기에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상대의 말과 행동이 이해가 안 될 때, 상대방에게 보류해보라 권하라. 또 스스로도 내 생각을 보류해보라.
회사 생활의 대부분은 바로 사람과의 관계다. 회의를 할 때면 의견 대립으로 이도 저도 아니게 쳇바퀴를 돌 때가 많다. 빠르게만 가고 싶다면 군말 없이 따라라. 하지만 제대로 가고 싶다면 '에포케'를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