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인턴] 5주 차 배움 일기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무서운 단어는 ‘평범하다’인 것 같다. 평범하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 쉽게 대체될 수 있다는 뜻이다. 요즘 같이 모든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이 난무하는 시대에 인간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고 평범한 존재가 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처음 본 사람들에게 "실례지만 어떤 일을 하시는지 여쭤봐도 되냐"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그냥 회사/직장 다녀요.", "그냥 평범한 회사원/직장인이에요.”라고 말한다. 본인의 정보를 알려주기 싫어서 이렇게 말하는 것도 있지만 본인이 정말 평범한 직장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기업에서 인턴을 하다 보니 평범한 직장인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영업 관리, 경영 지원, 회계/재무와 같은 직무가 쉽게 대체되기 쉬운 것 같다. 보통 이 분야의 직무는 직장에서 2~3년 정도 일을 배우면 업무 프로세스를 완벽히 익힐 수 있다. 경력직(보통 3년 차)으로 인정해주는 바로 이때부터 평범한 직장인으로 남을지 아니면 대체 불가능한 직장인이 될지 결정 난다고 생각한다. 인턴 생활한 지 5주밖에 안됐지만 주변 상사들의 개인적인 성향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됐고, 이 사람이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직장인인지 아닌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나는 나중에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뭔가 내 미래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생각보다 직장을 다니면서 경쟁력을 갖춘 직장인으로 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가진 채 나는 이번 주 동안 회사에서 통상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업무들을 진행했다. 자사에 서비스를 제안할만한 업체를 리스트업하고 자사의 강점에 대해 분석했다. 그리고 네이버 광고 키워드 입찰가를 계속 관리하면서 광고비가 많이 지출되는 키워드들의 노출 순위를 조정하였다. 마지막으로는 네이버 블로그 및 카페 포스팅을 완료했다. 4주 차까지 진행했던 작업들과 다른 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어릴 때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라는 말이 점점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확실한 건 인턴 생활을 통해 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남고 싶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무적합성을 떠나서 평범한 것이 싫은 것 같다. 내가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정말 좋아서 하는 일 바로 그것이어야 한다.
나는 군 시절 내내 고민해봐도 내가 직업 삼아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너무 취미가 많고 좋아하는 것이 다양했기 때문에 그중 하나를 고르기 너무 어려웠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제대로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 인턴 생활을 하면서 이거 하나만큼은 알 것 같다. 나는 내 인생을 전두 지휘해야지 만족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영향도 있지만 여태까지 내가 살아온 방식을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나서는 것을 좋아했고 멤버들을 모아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했다. 예를 들어, 중학교 때 축구부 멤버들을 모아서 주변 동네 학교들을 도장 깨기 하듯이 부쉬고 다닌 적이 있다. 또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팀원들을 모아서 크라우드 펀딩을 한 적도 있고, 밴드 오아시스가 너무 좋아 동네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해서 직장을 다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주 주말마다 합주실을 빌려 합주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나를 찾는 여행을 하고 싶어서 쿠팡에서 구매한 2만 원짜리 텐트와 침낭만을 가지고 스쿠터를 타고 제주도를 일주한 적이 있다. 이게 바로 가장 나다운 삶이었다. 나는 내가 목표한 것이 있으면 무조건 도전해야 하고 성취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평생 직장인으로 사는 것보다는 자신의 삶을 지휘하는 지휘자, 기업가, 예술인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 이번 인턴 생활을 통해 나는 꿋꿋이 인내하고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들에 대한 존경심도 매우 커졌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게 느낀 점은 나는 직장인으로 살기에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사람이란 것을 다시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