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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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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채민 Jul 29. 2020

중국인이 세계 경제권을 꽉 잡고 있는 이유

生意(shēngyi) : 중국인들에게 비즈니스란 '삶의 의미'이다.

세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국가의 수는 대략 195개 정도가 된다고 한다. 그중 우리가 알고 있는 나라는 얼마나 될까? 아마 어릴 때부터 지구본과 세계지도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면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몇 국가 이외에는 알고 있지 못할 것이다. 대부분 경제권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중국, 유럽 등의 뉴스를 자주 접할 수 있는데 그중 최근에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뉴스는 ‘미중 무역전쟁’이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제2의 냉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할 정도로 미국과 중국의 팽팽한 신경전은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세기부터 미국은 강력한 경제력과 국방력을 바탕으로 소위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로 불릴 정도의 세계 패권을 지금까지 꽉 쥐고 있다. 오래전부터 미국이 가장 강한 국가인 줄 아는 사람이 많지만 역사를 들여다보면 미국은 긴 역사 중 그저 한 세기 동안 세계를 제패했을 뿐이다.


미국과 유럽의 절대왕정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중국이 세계의 경제와 문화를 선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송 나라는 실학을 바탕으로 실용적인 물품들(Ex. 4대 발명품 : 종이, 인쇄술, 나침반, 화약)을 서구 문명에 비해 훨씬 이른 시기에 발명하면서 경제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 또한 그 당시 서양의 미술 작품에서만 봐도 중국이 유럽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근본적으로 세계의 리더 DNA를 가지고 있는 중국인들은 20세기로 들어서자 아편전쟁으로 인한 청 나라의 몰락과 마오쩌둥의 공산당 체제로 인해 폐망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중국은 덩샤오핑(등소평)이 주석이 된 이래로 1978년부터 개혁개방을 통해 해외시장 및 자본을 받아들였고, 점/선/면 전략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다가 21세기로 들어서자 현재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해 미국의 입지를 위협할 존재로 급부상하였다. 중국이 미국과의 격차를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인구 1위의 내수 시장,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 지원정책, 개혁개방을 통해 유입된 해외 자본, 일관성 있는 중국과학원 체제의 연구/개발 능력 및 과학 기술 등 많은 요인들이 어우러져 중국의 발전을 이끌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중국이 이토록 경제적으로 고속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중국 국민의 민족성이다. 중국은 소수 민족까지 합치면 50여 개의 민족이 공존하는 다민족 국가인데 여기서 말하는 민족성은 중국 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한족의 민족성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위진남북조 시대, 춘추전국 시대 등 전쟁이 하루를 멀다 하고 끊임없이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수 천년 동안 지속된 전쟁으로 인해 중국인들은 깊은 통찰을 한 것 같다. 더 이상 중국인들은 국가를 믿지 않았고 오로지 자신만을 믿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중국 화교인들은 어디를 가든지 살아남고 차이나 타운을 설립해 자신들의 영역에 바운더리를 치면서 생계를 이어나간다. 심지어 말레이시아에서 쫓겨난 화교인들은 말레이시아 남쪽으로 내려가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만들어서 말레이시아보다 훨씬 강한 경제 부국으로 만들었다.


중국인과 비슷한 일례로 나는 유태인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유태인은 중국인과 많은 부분에서 비슷하다. 먼저 유태인과 중국인은 고대부터 인접한 주변 국가들과 끊임없이 전쟁을 진행했고 자신의 영토를 잃고 얻는 것을 반복했다. 그리고 세계 어디를 가든지 중국인과 유태인은 그곳에서 경제권을 쥐락펴락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두 민족은 정말 머리가 좋고 콧대가 높다. 무엇이 이 두 민족을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공통적인 이유로는 이 두 민족의 아픈 과거사 때문에 특별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둘의 차이점도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유태인들은 신에게 선택받고 구원된다는 ‘선민사상’을 강하게 믿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태인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인해 아픈 과거사가 발생된 것이라면 반면에 중국인들은 아픈 과거사 때문에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생기면서 특별해졌다고 생각한다. 중국인들은 역사를 통해 국가보다 개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느꼈다. 내가 중국 선전(심천)에 기업탐방을 위해 해외연수를 갔을 때 한 학생이 중국의 ‘한한령’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을 물어보자 현지 가이드는 이렇게 답한 적이 있다. “중국인들은 생각보다 한한령에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중국인들은 옛날부터 끊임없는 전쟁으로 인해 수없이 국가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국가에 대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인생 즉, 생계를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관심 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같은 동아시아권 국가인데도 중국은 한국, 일본과 매우 다른 민족관을 가지고 있어서 매우 신기하기도 했다.


중국어의 뜻을 해석해보면 중국인들의 민족관이 얼마나 통찰력이 깊은지 훨씬 잘 파악할 수 있다. 生意(shēngyi)는 장사, 영업, 비즈니스를 뜻하는 중국말이다. 날 생, 뜻 의. 한자 뜻과 음을 그대로 풀면 ‘삶의 의미’라는 의미를 가지는 단어이다. 삶의 의미, 이 고귀한 인생관이 중국인들에게는 곧 장사이자, 영업이자, 비즈니스이다. 자신이 태어나고 죽는 과정까지의 존재 자체가 '비즈니스'인 사람들에게 세계 어느 민족도 ‘돈’으로는 중국인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유태인 제외) 그래서 중국인들은 자신의 자산에 대해 매우 민감하고 악착같이 모으려고 노력한다. 또한 중국인들은 어딜 가나 큰 소리를 치면서 값을 흥정하고 어떻게 해서든 깎아내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민족성 때문에 중국인들은 경영(비즈니스)을 잘하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재가 넘쳐나는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중국인들의 민족성이 지금의 중국을 있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이 게재되는 매거진의 이름을 '삶의 의미'라고 지었고, 웹사이트 주소 또한 'shengyi'로 지었다. 나 또한 비즈니스를 '삶의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며 앞으로 내가 생각하는 비즈니스와 내가 행하는 비즈니스에 대한 모든 글을 '삶의 의미' 매거진에 작성할 것이다. 언젠가는 내 인생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작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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