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일 전 이야기이다. 지난주 다니던 교회 주일예배 후 목사님이 손님을 소개하는데 김용태씨를 소개한다. 내가 본부 참교육실장을 할 적 전교조 광주지부장(2013-4년)을 맡았던 이로 내년 교육감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언론에 알려졌다.
그의 임기 다음 지부장이 정성홍씨이다. 지난 2022년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그간 현수막을 열심히 거는 것으로 보아 이번 선거를 일찌감치 오매불망 기다린 듯하다. (이하 존칭 생략함)
둘 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이나 최근 언론의 내년 지자체 선거 예상후보별 선호도 조사결과는 극명하게 갈리더라. 김용태와 정성홍은 무려 10%이상 차이를 보이고, 또 김용태는 현 교육감과 오차범위 내 지지로 확인된 조사도 있었다. 왜 그럴까? 사실은 좀 우습기도 하다.
두 사람 모두 지역사회에 그다지 알려진 바는 없다. 알려질 개연성으로 치자면 지난 선거에 출마한 정성홍이가 더 알려졌어야 마땅하다. 그간 시내 곳곳에 달아놓은 현수막 값이 얼만가 말이다.
그런데도 두 사람의 지지도 차이의 이유를 아시면 사실 매우 허망하고 놀라실 것이다.
두 사람이 각자 자신을 소개하는 경력에다 김용태는 전 노무현 재단 광주시민학교장을 내걸었고, 정성홍은 전 전교조광주지부장을 내건 것의 차이이다. 교육계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라거나 오랜 경험자들의 판단이 거의 비슷하게 짐작하는 바이다.
즉 노무현 지지 잠재력이 전교조 지지 잠재력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일 뿐 두 후보의 인물됨이나 교육정책의 노선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필자가 우습다고 느끼는 이유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두 사람의 경력꼬리표를 찬찬히 음미해보면 더 많은 웃음거리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서 지역사회가 살피고 반성할 지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
첫째는 노무현만 내걸었을 뿐 노무현 재단 광주시민학교장이 무엇을 했는지 지역사회 다수 활동가들도 아는 바가 없다 한다. 설혹 그 단체가 뭘 꼼지락거렸다 해도 차마 전교조가 교육계에 미친 영향만큼 했겠는가 말이다. 그렇지만 무관심한 시민들에겐 특별히 아는 바 없어도 그저 노무현 이름의 호소력이 교육감선출에 까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교육정책의 비전과 성취도로 볼 때 노무현정부의 성적표는 매우 열악했다. 수구파시즘세력들의 가혹한 탄압으로 삶을 비극적으로 마쳤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과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의 정서가 강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하겠지만 사실 노무현은 대통령이 된 후 ‘좌측깜박이를 켜놓고 우회전했다.’고 까지(고 노회찬 의원의 표현으로 널리 알려진) 비판받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대통령이 되기까지 노무현의 정치는 선명했지만 당선후 노무현의 정치는 자기분열증을 유발할 만큼 혼돈의 연속이었고, 이런 혼돈은 결국 노무현 개인의 문제를 넘어 당시 열린우리당 정부를 돌이키기 어려울 만큼의 시행착오로 빠트리고 이후 한나라당에 권력을 빼앗기게 된 것을 우리는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노무현정부의 실패가 워낙 두드러져 세세히 살펴지지 않지만 사실 노무현정부의 실패가 전형적으로 드러난 곳이 바로 교육정책이다. 95년 5.31교육개혁 이후 교육개혁열풍을 교육시장화의 시궁창으로 몰아간 것이 바로 노무현정부 시기 일이며,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교원성과급-교원평가 등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이고 정착시켰다.
그래서 나는 김용태에게 예배 후 식사자리에서 오랜만에 인사나누며 처음 건넨 우스개 인사말이 '노무현시민학교는 노무현의 교육정책을 어떻게 가르치는가?'라고 물었다. 김용태는 내 질문에 뼈를 느꼈음인지 그 어떤 응답도 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옮겼다.
나는 사실 불길하다. 교육자치에 대한 시민의 무관심은 인물에 대한 검증도 그냥 패스하고, 교육정책에 대한 검증도 사실 집행하지 못하기 일수이다. 그래서 자칫하면 초기 선호도가 선거막판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전남의 김대중교육감의 당선이유로 많이 회자되는 것이 무엇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동일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꼽히지 않는가 말이다.
그런 점에서 교육자치의 원론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선거제도는 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무관심상태로 방치되고 있고, 이는 교육자치 그 자체를 위협하는 중요한 이유로 부상되고 있기도 하다.
교육감후보들에게 무엇보다 물어야 할 것은 어쩌면 이 문제일 듯싶다.
「당신은 교육자치선거를 시민의 관심과 참여로 이끌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당신이 당선된다면 그것을 위해 무엇을 실천할 것인지요?」
끝으로 지금 이 글을 쓰는 배이상헌이가 교권탄압을 당하고 있을 때 김용태와 정성홍은 무엇을 했는가를 묻는다면 나는 명백히 그리 대답할 수 있다. 철저한 무관심으로 교권탄압에 동조했거나 앞장 선 것, 두 후보와 관련하여 이 두 가지 외에 어떤 답도 할 수 없는 것이 참으로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