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죽음을 마주한다는것에 대하여
“우리는 죽어가는 대신 계속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
우리는 일상적으로 ‘고통을 마주하다’ ’고난을 마주하다’ 라는 문장을 자주 사용한다.
<마주한다> 라는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겐 이겨내기 위해 싸운다는 의미와 같았다.
같은 맥락으로 이 책을 보기전까지 암을 선고받았지만 치료에 대한 희망을 잃지않고 암을 이겨내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38살 젊은 의사의 내용일 것이라 짐작했다. 또한 처음 이 책을 한번 다 읽었을때도 그러한 인상이 바뀌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었음에도 한편으로 내가 이책을 진정으로 이해한것이 맞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천천히 인상깊었던 구절부터 다시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던 진정한 마주보기 라는 의미를 어렴풋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폴에게 진정한 죽음 마주보기는 계속해서 삶을 살아 가는 것이었다.
죽음이 오기 전까지 계속 되는게 삶이 아니냐고 반문 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삶은 그저 숨만 붙어 있다고 계속되는게 아니다.
진정한 삶은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의미를 탐구하며 치열하게 사랑하며 미래를 꿈 꾸는 것이다.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된 사람들의 삶은 무너져 내린다.
그전에 의미있어 보이던것들은 모두 의미를 잃고, 아무리 아름다웠던 사랑도 그 빛을 잃어 버리게 되고, 몇년의 미래가 아닌 당장 한달후의 미래가 존재할지 존재하지 않을지 알 수 없게된다.
당연히 이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희망이라는 것은 병의 완치, 완치 후의 나의 미래와 같은 결국 죽음을 이겨 낸 후에 가지고 싶은 희망의 미래를 의미한다.
하지만 폴에게는 진정한 마주보기란 병과 싸워 이기는것이 아니었다.
여기에 대해 폴의 생각을 잘 드러내 주는 구절이 있다.
“그가 희망한 것은 가능성 없는 완치가 아니라, 목적과 의미로 가득한 날들 이었다.”-257p
폴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 삶을 마주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선고를 받고 고통으로 가득한 치료를 받는 중에 그는 신경외과 의사로 복직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가지고, 책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가장 의미있는 일을 계속하고, 사랑을 하며,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한다.
이 책은 결코 죽음에 관한 책이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진정한 삶에 대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