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엄마랑 함께한 이태리 여행
여행에서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다.
10년 전 이태리에서 친구와 종이 지도로 일일이 스트리트를 찾으며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2019년 여행에선 그런 고생 없이 휴대폰에 설치한 구글맵 하나로 모든 길을 잘 찾아다녔다.
구글맵만 바라보며 길을 걷다 보면 엄마는 뒤처져 있다. 힘들지만 티 내지 않고 걷고 있는 것 같았다.
엄마는 종종 나에게 여기가 어디인지, 화장실은 어디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물어보았다.
변해가는 시대에서 나는 구글맵도 잘 다루고, 외국인들과 대화도 잘할 수 있었지만 엄마는 나의 눈과 귀와 입을 의지해야 했다.
엄마는 체력도 약해지는 데다가, 엄마가 살아온 60년 이상의 시간과 앞으로 살아갈 시대의 모습이 더 달라지고 있었다.
죽기 직전 안 하면 후회할 일을 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여행인데 더 늦었으면 할 수 없었을 것 같다. 늦었지만 조금이라도 젊은 엄마와 함께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한 해가 가기 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중요한 것들 때문에 잊고 있는 소중한 것들은 무엇일까. 나는 지금 죽는 순간 후회할 것들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