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를 사이에 두고
빈 의자를 앞에 놓고
둘째 언니를 불러
걸음 두 개 사이에 서로
맞은편으로 보기로 해
내가 무슨 말을 할까
그렇다고 뭘 해 줄 수도 없어서
그냥 언니를 쳐다보기로 하고
맞은편으로 앉아 있기로 해
언니
언니는 무슨 표정으로 있나
가만히 지켜보고
모든 여자의 이름은
무슨 표정으로 있나 보기로 해
사는 건 연대가 아니라
또 하루 살아내 버린 언니의 심장이어서
결국은 또 아파할 사람을 위해서
그보다 더 아프기로 해버린 거다
심장이 결국 그 날 선 눈물을 담아내기로 한 거다
두 걸음을 사이에 두고
뻗을 수 없는 거리에서
이렇게 눈으로 기도를 보내
이렇게 눈으로 이름을 보내
마땅치 않는 기도를 엮어서
모든 여자의 이름을 엮어서
손수건 하나를 지어서
감당 못할 눈물을 속에서 닦아주기로 해
나는 다시 걸음 두 개를 사이에 두고
그 사이에 빈 의자 하나를 두고
뻗을 수 없는 거리에서
다시 눈으로 기도를 보내
모든 여자의 이름을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