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에 부쳐
그랜드 피아노보단 작을 거예요
확실히요
근데 또 온 공간을 다 메우겠죠
그 마음을 제가 다 헤아릴 수가 없어서
또 철없는 소릴 하지만
뭔가 선미의 아이는 선할 것 같아요
'착하다'가 가진 치읓 소리 말고
시옷 소리의 잔잔한
니은 받침으로 스며드는 소리
그런 느낌으로
선한 아이일 것 같아요
아닌가, 태동만 봐서는 우렁찬 까불이려나
어떤 모양이든 참 선미 품에서 사랑 많이 받아
선한 사람이 될 것만 같아요
단 번에 알아봤습니다
선미 목소리가 참 선해서요 마음도 그래서요
저도 참 어렵게 나왔다고 해요
선미 덕분으로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저를 기다렸나
또 얼마나 오랜 기도를 했나 생각하기도 해요
저랑은 딱 서른 살이 차이 나겠는데
선한 아이가 선하게 살 수 있도록
저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축하하고 축복하고 기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