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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스 Nov 06. 2020

헤아릴 수도 없는 결혼을 한다고

결혼하는 호근이에게

헤아릴 수도 없는 결혼을 
한다고 또
너는 이렇게 멋을 내고 앉아 있다 

적당히 너희 답게 식을 올려서 
너희 다운 일과 너희 다운 일상을 
꾸려나가자 서로 꼭꼭 약속해도

식에는 이런 꽃 같은 게 
이런 모양으로 이렇게 되어있어야 해서 
하고픈 대로만 할 수는 없어서 
그래 너도 세상을 살아가고 있구나 

둘만 잘 살 수 있는 세상이면 
식을 왜 만들었겠나 

쉬운 일 보단 어려운 일이 많을 건 알아서 
나 같은 들떨어진 들러리의 
용기까지도 필요했던 거다 

너 아닌 둘이라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힘들어서 더 근사한 유일한 세상이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냈구나

나도 이젠  너 아닌 둘을 더 아낀다 
언제나 너 아닌 둘의 편에 서겠다 
잘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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