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부쳐
바람 따라 또 물결 따라
흘러가기보다는
부딪히며 굴러가는 사람이다
사는 대로 사는 게 아니라
땅과 닿아서 미끄러지고 또 슬키고
굴러가는 돌멩이 같은 사람이다
바닷물이 구름 되어 강물 될 때까지가
한 평생이라 치면
돌멩이 하나 만드는데
강물 몇 대가 걸쳐서
부단히 한 일이겠다
그래서
구르는 돌처럼
계속 굴러서
책방을 하던 도서관을 하던
시를 사던 동화를 팔던
시멘트 일도 안 들어간
오두막 같은 그런 일을 해낼 것만 같다
네가 태어나서 탄소배출 평균치가 내려갔다
태어나서 지구가 참 반가워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