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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Apr 22. 2024

극한 직업, 현직 교감의 생존 기록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보면 구입하게 될 것입니다!"


블로그 이웃으로 계신 한 교감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다. 『교감으로 산다는 것』은 적게는 1년 동안 많게는 3년 전부터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치고 경험한 내용을 기록한 글 모음집이다. 책으로 출간하기 위해 썼던 것은 아니었지만 글을 쓰다 보니 아까운 마음이 들어 유목별로 글들을 정리해서 책의 형태로 출간하게 되었다. 다만 워낙 독자층이 얇다 보니 과연 책을 사서 읽을 사람이 있을까 염려가 되긴 했다. 그러던 중에 얼굴도 이름도 모르고 어느 지역에 근무하고 계신지도 모르는 한 교감 선생님께서 어느 순간부터 블로그에 올려진 글들에 공감해 주셨고 급기야 이렇게 책에 대해 소중한 평을 말씀해 주셨다. 나 같은 무명작가에게는 이보다 더 큰 힘이 되는 말씀이 없는 것 같다.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하시고 동병상련 심정으로 접한 것이라 너무 공감되었어요ㅡ 교무부장이 교감 대상자 되었는데 선물할 예정입니다."


그뿐만 아니다. 곁에 계신 교무부 장님께도 선물을 하시겠다니 감사할 뿐이다. 교무실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다 아신다. 교감이 놀고먹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만 말씀만 안 하셨을 뿐이지 하루에도 생각지도 못하는 사건 사고들이 교무실에 있는 교감 선생님에게 접수가 된다. 답이 보이는 문제는 그나마 괜찮다. 하지만 학생과 관련되어 있고 더구나 학부모의 개입이 얽혀 있는 사안은 대한민국 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갈등에 갈등이 겹쳐 있다. 그 중심에 바로 대한민국 교감이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작년에 자격연수받고, 내년에 교감 승진 발령을 잎 두고 있어, 교감선생님 다양한 말씀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교감 승진 발령을 목전에 두고 계신 블로그 이웃님이다. 나의 현장 기록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니 감사할 뿐이다. 물론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생각이 다양하기에 같은 사안이라도 분명히 보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저런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교감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전에 같이 근무했던 원감 선생님께 선물로 드렸어요^^

원감 선생님께서 ‘제목만 봐도 딱 마음에 드는 책’이라고 하세요."


책 제목을 정할 때 참 많은 고심을 거듭했다. 교감 일기, 교감하는 교감, 교감 기록 등 교감이라는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비슷한 수준에서 제목들을 쓰다 지우다 반복했다. 그러다가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교사로 산다는 것'이 눈에 쏙 들어왔다. 교사의 삶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담긴 책이다. 맞다. '교감으로 산다는 것'에 나의 고민과 생각을 담아보자는 것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독자들 중에서 책 표지 사진을 보고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으시다. 분명히 나는 '감' 사진을 표지로 했는데 다른 분들은 '사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같이 사는 아내도 사과 사진으로 볼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책 표지 사진에 있는 '감'의 의미는 이렇다. 


첫째, 출판사 없이 자가 출판 플랫폼에 의지해서 표지 사진을 고르게 되었는데 마땅한 사진이 사실 없었다. 그러던 중에 '감' 사진이 눈에 들어와 구입하게 되었다. 


둘째, 꿈보다 해몽이라고 그렇다면 의미를 부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감, 먹기 좋은 감이 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땡감이 햇빛을 받고 찬 서리를 맞으며 모진 바람을 이겨냈을 때 가을에 보기 좋은 감이 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교감 생활도 신규 교감의 삶은 쓰고 내뱉고 싶은 하루하루의 삶이었지만 언젠가는 원숙해지고 맛 좋은 단감처럼 교감(交感)의 삶으로 변하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담아냈다. 해석이 그럴싸하지 않은가!


셋째, 보통 독자들은 책 표지를 보고 책 호감도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책 제목도 중요한 사항이다. 제목과 표지를 연결 짓는 표지를 구하다 보니 '감' 사진으로 고르게 되었다. 의미를 나름 부여해 보자면 이렇다. 물론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맞다. 


"703의 정신으로 의리로 잘 읽어보겠습니다. 교감 선생님 늘 응원합니다 ^^"


703 특공부대 군 복무 시절 함께 동고동락했던 전우이자 지금은 경기도에서 십자가 교회를 담임하시는 강산 목사님께서도 지지와 격려로 힘을 보태주셨다. 졸저에 불과한 책을 직접 구입하시면서 하시는 말씀, '의리'로 읽어보시겠다는 말씀이 그 어느 말보다 진심으로 다가왔다. 그래. 맞다. 삶을 살아보니 '의리'가 있어야지, 의리가 밥 먹여주냐라고 누군가는 단칼에 무 베듯이 평가절하를 하겠지만 세상은 보이지 않는 정으로 움직여진다는 사실을 조금씩 나이 들어가면서 경험하게 된다. 


강 병장님! 감사합니다~

단.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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