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아침, 오래간만에 참 좋은 책을 만나 꼼꼼히 읽고 기록으로 남긴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다.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 심오한 책도 거침없이 읽고 학교 현장에 맞게 해석할 뿐만 아니라 하는 일에 대한 철학이 분명한 분이시다. 시대의 조류에 휩쓸려 이것저것 손대는 교사가 아니라 가르침에 대한 소신이 분명하며 교육을 바라보는 깊이 또한 범접할 수 없을 만큼 확고하다. 찾아보면 학교 현장에 저자와 같은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많다. 후배 선생님들이 본받고 모델 삼을 만한 분이시다. 특히 교감인 나에게도 도전과 영감을 준다.
책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저자는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어가기 위해 독서하는 삶을 멈추지 않는다. 책에서 소개한 주옥같은 책들은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이 한 번쯤은 깊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아니, 꼭 읽어야 할 책일 것 같다. 나도 메모해 둘 참이다. 도서관에서 대출할 책 목록으로 저자가 인용한 책들을 우선순위로 세울 예정이다.
저자의 독서는 현실과 이상이 괴리되지 않았다. 현장을 떠난 지식이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더 나은 교육적 삶을 위한 실천 동력이다. 독서를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 흔들리기 쉬운 목표와 방향을 재정립한다. 이유 없이 바쁘게 사는 삶을 거부하고 느리지만 분명한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걸어간다. 독서가 그를 그렇게 인도하는 듯하다. 짧은 영상에 길들여진 습관은 긴 호흡으로 생각해야 하는 독서가 주는 심오한 깊이와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독립운동가처럼 좁은 길, 쉽지 않은 길, 독서 외길을 걸어가고 있다.
아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꼭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을 책갈피 해 둔 부분이며 나에게 적용해 보고 싶은 내용이다.
교감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선생님들이 바라는 교감의 모습은?
전문가는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 자신이 하는 행위로 전문성을 인정받는 사람이다. 전문직은 관리자의 임기를 마치면 다시 처음 위치로 돌아온다.(115쪽) 교감, 교장의 진정한 자격은 무엇인가? 자격에 대한 철학적 숙고가 필요하다. 자격은 그 사람이 어떤 자리에 올라서 탁월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말한다. (118쪽) 학교에 필요한 어른은 실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어야 한다. 학교 관리자를 고르는 기준은 '얼마나 좋은 인품을 지닌 사람이냐'가 되어야 한다.(119쪽) 유연함을 상실하면 필연적으로 몰락하게 된다. (121쪽) 승진은 교사의 삶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교사로 돌아오는 과정으로 재개념화 되어야 한다.(145쪽) 교감(장)의 취향보다는 방향을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65쪽) 교감은 자신만의 탁월성을 실천해야 한다.(66쪽)
교감, 교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교사가 수업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생성하도록 해야 한다.(30쪽) 안정성보다는 창의성을 신속함보다는 완벽함을 추구하도록 해야 한다.(33쪽) 열정적인 교사일수록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34쪽) 교사는 수업에서 소외되서는 안 된다. 업무보다 수업이 우선이다.(36쪽) 동료와 대화할 수 있도록 메신저에 갇혀 지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40쪽) 교사의 삶이 기록되고 공유할 수 있는 공식적인 공간이 구축되어야 한다.(78쪽)
갈등을 만나는 현장의 교사들에게
경험의 차이가 생각을 만들고, 생각의 차이가 글의 질을 만든다. (154쪽) 교사는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자기 손의 감각을 믿어야 한다.(162쪽) 아이들은 다양한 생각 사이에서 갈등할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갈등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189쪽) 우리 사회에서 정상적 아이를 기를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도 없다.(31쪽) 균열의 진원으로 가장 좋은 것이 책이다.(1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