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만큼 내용도 대한민국 교사들에게 참 시의적절한 것 같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정치인들이 교육을 좌지우지한다고 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첫째는 교육이 사회 변화를 이끄는 힘이 있기 때문일 거고 둘째는 정반대로 교육만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없다는 슬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나 싶다. 교육에 내포된 정반대의 의미 속에 우리 교사들은, 우리 학교는 과연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옳을까?
교육과정보다 교육 정책이 교육을 선도하는 현상에 대해 교사들은 참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교육과정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도 교육과정학을 다루는 학자들도 의견이 다양한 것처럼 학교 현장에서도 교사들마다 교육과정에 대한 관점이 참 다양하다. 교장, 교감 또는 교육과정을 다루는 주무 부장이 생각하는 교육과정은 아마도 1년간의 학교 교육 계획일 테고 담임교사들이 생각하는 교육과정은 1년간의 수업 진도, 교육 활동, 평가 기록일 가능성이 높다. 교과를 가르치는 않는 교사들이나 행정실 직원, 공무직 직원들은 교육과정에 대해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도 학교 행사, 예산 운용, 교육 지원의 세부 요소들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교육과정에 대해 과연 공부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을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학교 현장에서 교육과정을 실천하고 있는 교사의 목소리가 교육 정책을 움직이고 교육을 변화시키는 주체가 아니라 이제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교육을 이용하고 교육과정적 관점이 아닌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에 의해 정책을 입안하는 현실에 대항하여 우리 교사들이 현재 최대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 교육과정 전문가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바쁜 학교의 일과 속에 교육과정을 연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교육과정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정리한 이론들을 접하고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야 나가야 하는 일이 우리 교사들에게 달려 있다고 본다. 이제 정치인들에 의해 끌려가는 학교가 아니라 그들의 주장들을 반박하고 학교 고유의 권한들을 지켜나가며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끈질기게 끌고 갈 수 있는 힘은 '교육과정 전문가'가 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나마 시간적 여유를 낼 수 있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낭비가 되는 시간을 최대한 아껴 도서관에서 빌려온 교육과정 책을 틈틈이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