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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책, 자전거 도둑 by 박완서

by 이창수 Mar 15. 2025

오래된 책이다. 박완서 동화집으로 여섯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한 편 한 편 주옥같은 이야기다. 박완서 작가는 동화책을 늙을 줄 모르는 책이라고 말한다. 동화는 나이 든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읽게 된다. 


25년도 더 된 책이지만 오래된 책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읽는 이에게 진한 감동을 넘어 살아온 삶을 돌아보게 하며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지혜를 모으게 한다. 박완서 동화집이 독자들에게 주는 메시지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그 욕심은 서로 비교하면서 생기는 질투에서 비롯된다. 도시와 시골을 비교하게 되는 순간 질투는 증오를 낳게 한다. 새 아파트와 무허가 판잣집을 비교의 대상에 함께 올려놓는 순간 상종해서는 안 되는 혐오를 불러일으킨다. 


행복의 기준이 권력이 되고 재산이 될 때 행복은 안개와 같이 사라지는 가벼움 그 자체가 된다. 사람이 우선이지 돈이 먼저가 되어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사람의 목숨까지 판단한다. 


 

가난은 도둑이 되도록 유혹하지만 도둑질에도 급이 있다. 남의 것을 탐하고 자족할 줄 모르는 도둑질은 못 된 것이지만 배고픔과 가난함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일으킨 도둑질은 한편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며 가난을 부끄러워하기보다 오히려 가난 속에서 다시 딛고 일어서게 만드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자전거 도둑'은 사회가 만든 것이지 스스로 도둑이 되고 된 것이 아니다. '달걀로 달걀을 갚으렴'에 담긴 선생님의 가르침이야말로 자본주의 세상에서 오로지 '나'로 살아가는 힘이 아닐까 싶다. 진짜 삶의 지혜는 사람이 만든 지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얻는 경험에서 비롯된다. 


 

점점 잘 살고 있는데 오히려 점점 마음이 허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풍족히 먹을 것들이 차고 넘치는데 풍성한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급 아파트에 살아야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일까? 


모든 것을 돈의 가치로 환산하는 세상 속에서 부러워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나서게 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이다. 탐심은 만족을 모른다. 


겸허함으로 세상을 살아갈 이치를 동화에서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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