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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이 주는 교훈

2025 양양강변 전국마라톤대회

by 이창수

어제저녁부터(그러니까 2025년 9월 12일 금요일 오후 5시경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오기 시작했다. 강원도 영동지역 그중에서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하루에 30분 또는 1시간 정도만 급수가 될 정도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중이다. 그러던 중에 반가운 비 소식이 오래간만에 전해졌다. 다음날(2025년 9월 13일 토요일)에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있었지만 전혀 걱정이 되지 않았다. 사실 마라톤은 기상 조건이 기록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양양 강변 전국마라톤 사무국에서 우천 시에도 대회를 취소하지 않고 강행한다고 연락이 왔다. 사무국에서도 고심이 깊었으리라. 전국에서 5천여 명이 참가하는 대회라 취소하기에도 여러모로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이 든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일과를 마친 뒤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했다. 지난 중에 대충 식사를 하고 정선 동강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뒤 에너지 소진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나서 꼭 아침을 먹고 가겠노라고 결심했던 터라 지인과 함께 먹은 소머리국밥 한 그릇은 보양식과 같았다. 국밥을 뚝딱해 해치운 뒤 양양으로 이동했다.(강릉에서 양양까지는 7도 국도롤 타면 약 40분 소요된다)

운전하면서 전해질 보충을 위해 이온음료 파워에이드 600ml 한 병을 마셨다. 이온음료를 경기 전에 먹어 두면 효과가 좋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컨디션을 높이기 위해 평소에 마시지 않았던 이온 음료를 마셔두었다. 코스 답사도 할 겸 대회 장소로 가는 길에 양양 쏠비치 방향으로 운전했다. 이번 대회 고저도를 확인해 두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이 순간 들었다. 운전하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역시 반환점을 돌아서 올라가는 경사도가 만만치 않았다. 업힐 코스가 약 2개 정도가 심하게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일기 예보에 의하면 오전 10시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리고 차차 빗줄기가 약해져 오전 12시에는 소강상태가 된다고 한다. 대회 장소에 오전 9시 20분경에 도착했다. 멀찌감치 자동차를 주차한 뒤 10분 정도 걸어서 대회 장소로 이동했다. 가는 중에 인근 건물 화장실을 미리 사용해 두는 것이 좋다. 대회 장소에 간이 화장실이 있긴 하지만 늘 참가자들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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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장소가 보였다. 출발 및 도착 장소에 조형물이 있었다. 파란색으로 날갯짓 형상을 닮은 조형물이었다. 일찍 온 참가자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오전 9시에도 강수량이 약 10mm 내외로 내리고 있어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우의를 입고 있었다. 전날 다이소에서 천 원을 주고 우의를 사두길 잘했다. (물론 달리던 중 약 8k 지점에서 벗었다)

오전 10시에 중고등학교 엘리트 선수들이 먼저 출발했다. 잠시 뒤 하프 코스 차례였다. 나중에 확인한 기록증에 의하면 하프 종목 전체 참가자가 무려 2,306명이었다. (나는 그중에서 284위를 했다. 하프 코스 참가자 중 장년부 순위는 259명 중 30위를 했다.) 비가 온 게 더 나았다. 덥고 햇볕이 강할 때 뛰는 것보다 훨씬 기록이 좋게 나왔다. 다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맞바람이 세찼다. 빗물이 얼굴을 강타할 정도로 세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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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도가 높은 곳에서는 땅만 보고 뛰었다. 괜히 앞을 보고 뛰다간 기진맥진할까 봐 차라리 경사를 보지 않고 뛰는 것이 더 나았다. 적중했다. 다른 참가자들이 어떻게 뛰는지도 신경 쓰지 않았다.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했다. 호흡을 고르게 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팔을 흔드는 것도 최대한 힘이 덜 가는 방향으로 했다. 이번 2025 양양 강변 전국마라톤 대회(하프 종목, 2025. 9. 13. 토 10:00)는 처음이다. 가뭄에 단비를 맞으며 양양의 멋진 뷰를 만낏했다. 세찬 비바람을 맞으며 즐겁게 뛰었다.

마라톤은 체력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정신력의 싸움이다. 21K를 뛰면서 상대방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경쟁한다. 포기하고 싶을 때 다시 정신을 차린다. 이를 악문다. 정신력으로 버틴다. 마라톤은 평소 생활 속에서 절제를 배우게 하며 체력을 키우게 한다. 하루아침에 잘 뛰게 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하게 연습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하프 다섯 번에 도전했다. 끝까지 해 보자~


#현직_초등학교 _교감_재직 중

#삼척_맹방초등학교_교감


양양마라톤 코스는 초반에는 무난하지만, 중반 이후 큰 언덕과 강한 바람 등 변수로 인해 난도가 높은 편이다.

양양 마라톤 코스 난이도 특징

초반 7km까지는 낮은 언덕만 있어 페이스 조절이 수월하지만, 반환점 이후 극악의 언덕이 등장해 체력 소모가 크다.


돌아오는 길에도 같은 언덕을 다시 넘어야 하므로, 체력 분배와 페이스 관리가 중요하다.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 구간도 있어, 후반부 기록 단축이 쉽지 않다.

참가자 평가 및 참고사항

하프코스 기준으로도 한계를 경험할 수 있는 코스로, 초보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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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양양 강변 전국 마라톤대회를 다녀온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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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양양 강변 마라톤대회 기념 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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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양양 강변 마라톤 대회 우천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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