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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대

by 이창수

『대통령의 독서』 15장 반칙도 특권도 없는 세상을 읽었다. 대통령이라는 무소불위의 특권을 최대한 억제하고자 노력했던 대통령의 모습을 측근이었던 신동호 연설비서관이 솔직하게 적은 부분이다.


권력을 얻는 것보다는 특권을 내려놓는 것이 더 힘들다. 유혹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권을 내려놓으려고 하던 대통령은 '평범한 사람들이 엮어 낸 역사'를 유독 찾아 읽었다. 그중에 한 권이 소설가 김성동의 대하소설 《국수 國手》 다.

신동호 전 청와대연설비서관은 《국수 國手》를 가리켜 무엇보다 고유한 우리말을 되살려 낸 역작이라고 칭찬을 아까지 않는다.


'계급과 지역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 언어를 아름다운 옛말로 보여' 주고 있다고 말한다. 일반 백성을 가리키는 '민초'도 '민서'로 표현한다. 민서는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다수의 일반 대중. 보통 피지배층을 이루는 노동자, 농민 등을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있다. 그뿐만 아니다. 순우리말로 알고 있었던 '오후'라는 말도 왜 말이라고 한다. '오후'라는 말 대신에 김성동 작가는 '낮 뒤'라는 말을 쓴다. 한낮이 지난 뒤부터 저녁까지의 동안을 말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한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은 반칙과 특권을 내려놓는 시작점이 된다. 대상을 사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면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권력에 취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사람을 사람답게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서는 다양한 생각을 만나게 된다. 내 생각과 다른 또 다른 생각과 조우하게 된다. 저절로 생각의 만남을 통해 다른 생각을 받아들일 마음의 빈 공간이 생긴다. 시간적 여유만 허락된다면 김성동의 대하소설 《국수 國手》의 전 5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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