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책 읽는 대통령을 기다리며

by 이창수

"책은 읽는 사람을 끊임없이 겸손하게 하고, 자기 생각을 의심하게 하고, 심지어 다른 책으로 옮겨 가도록 유혹하기 십상이어서 책을 많이 읽을수록 함부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_ 『대통령의 독서 』, 342쪽



책은 책을 불러온다. 책은 다른 책으로 집게 만든다. 『대통령의 독서』를 읽다 보니 책 속에 소개된 책을 읽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자주 가는 공공 도서관에서 몇 권 대출받아왔다. 이 책도 읽어 보고 싶고 저 책도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모든 책이 그런 마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범도』는 홍범도 장군과 함께했던 인물들에게 숨결을 불어넣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현재까지 있게 한 진정한 주인공들은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용사요 영웅이다. 책으로 작은 영웅들을 발굴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지속되었으면 한다.



또 한 권의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조용헌 작가의 『5백 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이다. 오랫동안 유지되어 오는 이유는 분명하다. '저 집이 살아야 내 집이 산다는 상생의 방정식' 때문이다. 혼자만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뺄셈의 방정식으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500년 전통의 명문가들은 곳간을 열고 후하게 대접하는 길이 사는 길임을 알고 있었다.



함께 사는 길은 동반 성장의 전략이다. 누구 하나 희생해서 움직이는 조직은 오래가지 못한다. 미국에서의 '복지'라는 개념과 핀란드에서의 '복지'라는 개념은 엄연히 다르다고 한다. 가난해서 사회의 짐이 된다는 'welfare'와 행복한 삶을 의미하는 'well-being'은 차이가 크다.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지도자는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의심할 줄 알아야 한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다양한 생각들을 들어야 한다. 책을 통해 반대편의 생각도 읽어야 한다. 책 읽는 대통령은 Reader이면서 Leader이다. 국가를 이끌고 나가야 하는 리더는 준비된 사람이어야 한다. 폭넓은 사고와 깊이 있는 지식, 냉철한 판단력과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력을 겸비해야 한다. 완벽한 사람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부족함을 알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바라는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유례없는 2주간의 수돗물 단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