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동화같은 학교
교감 생활 5년을 마무리하고 2026년 3월 1일부터 교장 역할을 하게 된다. 그동안 발령을 기다렸다. 어떤 학교로 발령이 날까 생각하며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만나게 될 교직원, 학생, 학부모들을 생각했다. 당찬 포부를 글로 썼다. 생각은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책을 읽더라도 학교장의 역할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 학교를 만들어갈까 고민했다.
교장 발령 제1원칙은 적재적소 배치다. 다시 말하자면 본인의 희망보다 도교육청 인사권자의 재량이 더 큰 작용을 한다는 뜻이다. 일단 전보 희망원은 거주지 중심으로 적어 제출했다. 1순위 강릉, 2순위 삼척, 3순위 동해 순으로. 이번 2026. 3. 1. 자에는 가고 싶은 지역인 경우 교장 자리가 몇 자리가 안 되었기에 가능성은 크게 높지 않았다.
나 또한 초임 발령은 적재적소의 원칙에 의해 내주는 데로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래도 한 가지 바람은 출퇴근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
오후 2시경(1월 30일) 카톡을 시작으로 전화, 메시지가 쇄도했다. 삼척 신동초등학교로 발령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분이 묘했다. 순간 정적이 흐르고 마음이 차분해졌다. 알고 있는 인근 교감 선생님 한 분이 따뜻한 메시지를 보내오셨다.
"교감 선생님, 승진 발령 축하드려요. 학교는 어떤 신지 출퇴근하기에..."
"정말 작네요. 교장 선생님의 학교생활이 동화처럼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 팍 왔습니다!"
많은 축하 전화와 메시지 중에서 이 내용이 가슴에 확 다가왔다.
전교생 3명(3학년 1명, 5학년 2명)을 선생님 1분이 복식 학급으로 가르치고 있는 학교다. 초미니 초등학교인 셈이다. 인구 절벽 시대임을 절실히 느껴진다. 삼척시 신기면에 위치한 삼척 신동초등학교는 1950년 5월 6일 한국 전쟁(6.25 전쟁) 직전에 개교한 학교다. 新東(신동) 새로운 동쪽이라는 뜻인 것 같다. 네이버 검색 사전을 돌려보니 일본어로 잔뜩 설명해 놓은 글들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졸업생이 2천 명이 넘을 정도로 한때는 지역 사회 안에서 교육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자리매김을 해 오던 학교였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이 통틀어 3명 밖에 안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학교다. 면 소재지에 학교라고는 딱 신동초등학교 한 곳이 전부다.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학교의 존재는 선택 사항이 아닐 것 같다.
제34대 교장으로 취임하게 된 나로서는 제1과업이 학교를 살리는 일이 될 것 같다. 발로 뛰고 사람을 만나고 학생의 전입을 위해서 교직원들의 의견을 묻고 동의를 구해서 할 수 있는 한 뭐라도 해야 할 처지다. 지역의 유관기관(주민복지센터, 농협, 파출소, 119소방, 노인회, 자율방범대 등)과 동문회를 찾아가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취학할 아이들이 있는지를 찾아내야 할 것 같다.
교장 입네 하고 뒷짐만 지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한 분 밖에 안 계시니 교장인 내가 직접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소중한 3명의 학생 학부모를 직접 찾아가 학교를 보내 주신 것에 감사 인사와 함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달라고 부탁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축하 전화를 해 주신 어느 교육장님의 말씀처럼 학교 홍보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신동(神童)처럼 키울게요. 신동(新東)초등학교로 아이들을 보내주세요!"
덧) 어제 쓴 장문의 취임사를 다시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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