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할지도 모르고, 굉장히 불안하지만.

by 범준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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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할지도 몰라. 굉장히 불안해.
하지만 해 보자.


친구가 인스타에서 공유한 한 만화책의 장면이다. 너무 인상 깊은 장면이라 친구에게 어떤 만화책인지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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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 만화책을 보지 못했지만, 시간이 여유로워지면 꼭 보고 싶은 작품이다. 한 장면이지만 이 대사가 주는 힘은 컸다. 실패할지도 모르고, 굉장히 불안했던 과거의 여러 순간들이 기억났다. 누구에게나 그런 적은 있다. 도망친 적도 있고, 도망치지 않은 적도 있다. 도망이 필요했던 순간도 있다. 그것은 회복의 시간이자, 또 다른 여정을 떠나는 시작이자, 하나의 서사를 끝내는 매듭이기도 하니까. 도망으로 인해 좌절스러운 시간이었던 적도 있다. 도망 자체가 옳은지, 아닌지 그때는 알 수 없다. 지나고서야 그 도망의 해석이 달라지기에.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불안하더라도 한번 해보는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때 그은 점과 선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 자신은 기억한다. 오롯이 마주한 그 현실을 버텨낸 스스로가, 한 발자국 걸어 나간 자신이 기특하고 대견스러워지기도 한다. 도망이 필요할 때와 용기와 필요할 때,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지혜를 가진 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두렵지 않은 건 아니다. 실패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은 일상이기도 하다. 그 무수한 마주침은 우리를 흔들리게 하기도 하지만, 그 흔들림은 균형을 잡아나가는 근육을 길러준다. 나침반은 흔들리면서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다. 흔들리면서 자기다움은 알게 되고, 나다움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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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산에서 북토크를 했다. 수요일 저녁, 피곤한 몸을 이끌고 두 눈을 반짝이며 온 청년들을 마주했다. 각자가 딛고 서 있는 땅에서 앞으로 어떠한 선택을 할지, 어떤 갈림길로 나아갈지, 그 길을 선택하는 나는 누구인지 등 여러 질문을 품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결국 자신의 질문을 품고 있다 보면 해답으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흔들리면서 나아가고, 그 흔들림과 나아감이 스스로가 누구인지를 알게 하며 내가 떠나고 싶은 모험을 떠난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를 향한 다정함이다. 채찍질이 아니라, 스스로를 친절히 대하는 자기돌봄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자기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돌보며, 자기 모험을 떠난 모든 이들이 스스로를 잘 돌볼 수 있기를. 그리고 그 여정에서 자신만의 보물을 발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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