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전국 스피치 대회 수상자가 들려주는 스피치 잘하는 법 ①

by 범준쌤

우리는 생각만 하고 살 수 없다. 만약 이 세상에 나홀로 존재한다면 생각만 하며 살 수 있다. 말과 글은 필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세상은 나뿐만 아니라 너 그리고 우리가 함께하기에 '무언가를 표현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pc와 인터넷이 대중화된 이후부터 콘텐츠의 향유자이자 소비자에 불과하던 이들이 생산자로 영역을 넓혀간 이후의 상황을 볼 때 어떤 사람이든 언젠가는 스스로 작가이자 창작자가 될수 밖에 없는 혹은 되고 싶어하는 상황이 온다. 이미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는 무너졌다.


사실 나는 무언가를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었다. 겁쟁이었다. 아직도 그 쪽팔렸던 순간이 생생하다. 대학교 첫 전공 발표의 순간을 말이다. 발표 전 가지고 있었던 자신감은 내가 발표하기 바로 전 팀이 발표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공중분해 되었고, 암기했던 대본 내용은 이미 머릿 속에서 새하얗게 되어버렸었다. 등줄기에 흘러내리는 땀, 홍당무처럼 벌개진 얼굴과 어색한 미소, 어디에 눈을 두어야 할지 모르겠는 시선 그리고 떨리는 손을 감추려고 팔짱을 어색하게 끼다가 가슴을 주물럭주물럭거려, 한동안 별명이 '가슴남'이 된 그 상황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때 난 2가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다시는 내가 발표하나봐라'와 같은 회피, 도망. '그래. 지금 난 바닥이다. 발표와 스피치가 형편없다. 어떻게 하면 이 바닥에서 조금이라도 올라갈 수 있을까?'와 같은 직면과 용기. 그때 다행이 난 후자를 선택했고, 그 선택덕분에 스피치, 발표 겁쟁이에서 전국 스피치 대회 수상자가 될 수 있었다.






인성스피치2.jpg 스피치 대회 수상 인증샷(왼쪽 두번째)




혹시나 과거의 나처럼 스피치와 발표를 앞두고 지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들을 위해, 잠 못 이루고 있는 이들을 위해 스피치를 잘하는 법에 대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 스피치 잘하는 거, 어렵지 않다. 딱 한가지만 기억하면 된다(사실 딱 한 가지는 아니지만 여러분들이 이 글을 끝까지 읽게 만들기 위해서 만든 장치임). 이 한가지만 기억한다면 당신은 나처럼 스피치 겁쟁이에서 스피치 전국 수상자가 될 수 있다. 정말 쉽지 않겠는가? (사실 어려움, 열라 어려움)


그 한가지를 삼행시로 설명할 수 있다.


스 : 스피치를 잘하려면

피 : 피할 수 없는

치 : 치욕을 견뎌내고 계속 무대에 서라.


'이게 뭐야'라고 생각한다면, '속았다'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스피치를 못할 수 밖에 없는 '태도'를 지니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당신의 스피치와 프레젠테이션 실력이 그 모양 그 꼴인 것이다(비폭력대화를 선호하며, 충격요법을 싫어하지만 그냥 과감없이 있는 그대로의 내 생각을 쓰려고 함).


스피치 실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대에 서는 기회를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쪽팔리는 순간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마주서는 방법 뿐이다. 그리고 그 다음 무대에서 그 전 무대보다 조금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처음 무대에 서서 스피치를 하게 되면 당연히 못할 수 밖에 없다. 치욕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내가 이거 밖에 안되는 사람인가', '당장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다' 등의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무너뜨리기도 하고, 도망치게 만들기도 한다( 나 역시 무너진 적이 있고, 도망친 적이 있다). 무너지든, 도망치든 다시 무대로 돌아와 설 수 있는 용기와 더 나아지려는 노력이 있다면 그 사람은 스피치를 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아니, 어떤 분야든 성공할 수 밖에 없는 DNA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스피치를 잘하는 사람들의 말과 글이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스피치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무대에 많이 서보아야 한다(지금 내 글도 마찬가지다. 이 글만 보고 '그래. 무대에 많이 서봐야겠어!' 라고 생각만 한다면 당신의 스피치 실력은 거기까지다). '무대에 여러 번 서는 노력을 하지 않고도 스피치를 잘할 수 있게 만들어주겠다'라는 말은 '도로주행을 하지 않은 채 그리고 지속적인 운전 연습을 하지 않은 채 필기시험만 죽도록 공부하면 운전을 잘할 수 있다'고 하는 것과 똑같다.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가. 그러니 지금 읽고 있는 스피치 책을 덮고, 보고 있는 영상을 끄고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나가는 건 어떨까.


무대에 설 기회가 많이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마음만 먹는다면 일상 속에서 그런 기회는 무수히 만들 수 있다. '무대'는 내가 어떻게 정의를 내리는 지에 따라 어디든 무대가 될 수 있다. 평소 전화통화 하는 게 불편했던 사람이나 어색했던 사람에게 오래간만에 전화를 걸어보는 것일 수도 있고, 수업시간이나 회의시간 때 손을 들어 질문하거나 내 의견을 말하는 행위 자체도 아주 좋은 무대가 된다. 즉, 자신의 컴포트 존(안전지대)을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경영학과였던 나는 무수한 발표 과제 앞에 항상 움츠러들었지만, 오기가 생겨 계속 발표를 도맡아 했고 끊임없이 무대에 나를 세웠다. 마치 대장장이가 망치로 쇠를 두드리듯이 말이다. 그 경험들이 나의 스피치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뿐만이 아니라 수업시간이나 강연시간에 손을 들어 질문 했던 순간순간들의 합이 역시 스피치 근육을 발달 시키지 않았나 싶다. 처음에 얼굴이 벌개진 채 횡설수설 하던 질문들이 계속 하다보니 여유가 있을 정도로 차근차근 질문하게 되었고, 처음에 떨리던 목소리와 경직된 표정은 그런 경험들이 쌓이다보니 점차 나아졌다. 자연스러워 진 것이다.



다시 한번 삼행시를 보자.(반복학습이 중요)


스 : 스피치를 잘하려면

피 : 피할 수 없는

치 : 치욕을 견뎌내고 계속 무대에 서라.


나 역시 요즘도 계속해서 말하기 능력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나만의 '무대'를 계속 창조해나가면서 말이다. 스피치를 잘하고 싶은 당신에게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피할 수 없는 치욕을 견뎌내고 계속 '당신만의 무대'에 서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누구나 스피치의 달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스피치 겁쟁이에서 스피치 대회 수상자가 된 나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사례들이 뒷받침 해준다. 끝으로 고흐가 했던 말로 글을 마무리 할까 한다.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 빈센트 반 고흐


미숙한 모든 것들에게는 성숙한 것들로 변화할 수 있는 숨겨진 힘이 들어있다고 믿는다.

당신 또한 그렇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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