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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읽고 쓰다

꾸준히 책 읽는 비법

책을 1달에 1권정도 읽던 내가 일주일 1권 이상을 읽을 수 있는 비결

by 범준쌤


요즘 강의가 없는 날에(거의 매일에 가까움) 집 근처 조용한 카페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왕창 읽고 오는 습관이 생겼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말 정도는 아니지만 요즘 하루라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다. 마치 여자친구에게 '10분 뒤에 전화할게'라 말하고 깜빡 잊어버리고 100분이 지나고 나서야 이를 기억해냈을 때의 간담 서늘함과도 비슷하다. 예전에 나라면 책을 1달에 1권도 제대로 읽지 않았던 적이 많았는데 어떻게 1주일에 1권 이상을 읽을 정도로 바뀔 수 있었을까? 책과 친하지 못했던 내가 어떻게 조금은 책과 친하게 지내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는 오늘 읽었던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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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달하는,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에서 그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이 문장에서 독서습관의 변화와 시작을 설명할 수 있다. 이 멋진 말을 처음으로 한 사람은 이 책의 저자가 아니다. 바로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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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도로써 이 분의 이름은 수없이 들어봤지만, 나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았던 사람이다. 하지만 이 문장은 내게 강렬히 다가온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이 말은 아주 명쾌한 팩트이자, 독서습관이 향상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는 명언이다.


예전에 독서습관은 그저 읽고 싶은 책을 사거나 빌려온 후 고이 모셔다 두고 생각날 때 간간히 펼쳐보는 것에 불과했다. 즉, 책을 소장하게 된 자체가 내게 만족감을 선사해주었고, 머리말과 목차를 읽은 후 그 책은 하루하루 먼지가 쌓여가는 하나의 장식품으로 전락했다. 부끄럽지만 도서관에서 3~4권씩 책을 빌리고 와서 1권도 제대로 읽지 않고 반납한 적이 많았다. 이때까지 대여한 책이 1,000권을 넘지만, 끝까지 제대로 읽은 책은 200권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한달에 3~4권은 꼭 읽기'라는 새해 다짐을 얼마나 반복해 왔던가. 매해 1월의 첫주는 1권을 읽는 기염을 토했지만 그 이후는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기 일수 였다.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일주일이지 않냐는 자기 위안과 합리화로 나를 토닥였던 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다른 이가 쓴 여러 리뷰를 읽고 난 후 내가 읽은 것마냥 이야기하는 걸 그만두고 싶었다. 이런 나를 변화시키고 싶었다. 2014년에서 2015년으로 넘어가던 해 더 이상 그런 나를 지켜볼 수 없었다. 변화하기로 결심했다. 그때부터 읽고 있는 책, 읽기를 완료한 책에 대해서 엑셀로 정리하기를 시작했다. 내 독서량을 측정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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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자연스레 구체적인 목표가 정해졌다. "한달에 3~4권을 읽으려면 1주일에 1권을 읽어야겠군. 1주일에 1권을 읽기 위해서는 하루에 40~50page를 꼭 읽어야지!"라는 매우 구체적인 하루 독서량을 정했다. 이는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여유가 있을 때, 지하철을 탈 때,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을 독서로 채우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양이었다. 엄청 바쁜 날이라 오늘 10페이지 밖에 읽지 못했다면 그 주의 다른 날에 40페이지를 더 읽으면 됐다. 그리고 엄청 바쁜 주라 1권을 채 못 읽었다면 그 달의 다른 주에 1권을 더 읽으면 됐다. 피터드러커의 말은 사실이었던 것이다. 측정을 하니 관리할 수 있었고, 관리를 하니 개선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었다. 하루하루 독서 목표치를 이뤄나가면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이 활동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2015년은 하루 50페이지, 2016년은 하루 60페이지를 목표로 삼았다. 그리하여 2015년엔 60권, 2016년엔 70권 이상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에는 하루 70페이지를 목표로 삼고 이를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한달에 1권도 제대로 읽지 않았던 내가 1주일에 1권 이상을 읽을 수 있게 된 핵심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이다. 도서관에서 3~4권을 빌려오는 수고로움이 책을 읽는 습관으로 무조건 향하는 건 아니다. 서점에서 책을 여러권 구입한다고 해서 그 책들을 완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욕심은 자신을 지치게 만든다. 내가 독서할 수 있는 시간과 양을 측정해보는 것, 그리고 나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변화의 핵심이자 비결이다.


혹시 당신도 당신을 변화하고 싶은가? 그러면 당신을 객관적으로 측정해보라. 변화는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명확한 측정과 인식에서부터 시작되니 말이다.



P.S. 혹시 독서정리 엑셀파일이 필요하신 분은 댓글로 메일을 남겨주시면 공유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