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이 화두다. 여기 해외에서 각광 받는 도시재생 기법이 있다.
게릴라 어버니즘. 때로는 택티컬 어버니즘으로도 불린다.
도시화와 도시재생에 전술적으로 접근한다는 의미다.
우리 동네에는 자전거전용로가 있다. 그런데 이 자전거 전용로는 애초에 차도의 일부였던 아스팔트 위에 빨간색 페인트를 칠하고 흰색 실선을 그어 만들었다. 즉, 자동차가 마음만 먹으면 이 (원래는 차도였던) 자전거전용로에 주정차할 수 있고, 심지어는 마치 갓길/차선처럼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는 이용할 수 없는 자전거전용로인 셈이다.
해결 방법은 관할 시나 구청 혹은 시설관리공단에 민원을 제기하고 어떤 선량한 공무원이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전술적으로 접근'해 해결해볼 수도 있다.
- 사람이 자전거전용로와 차도 경계에 피켓을 들고 서서 운전자들이 자전거전용로임을 인지하도록 한다든지,
- 자동차의 침범으로 인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자전거전용로를 영상으로 찍어 바이럴한다든지,
- 정 안되면 자전거전용로와 차도 경계에 말뚝을 박아버릴 수도 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 모든 방법들이 게릴라 어버니즘, 택티컬 어버니즘 담론에서 열렬히 사용되고 있는 도시재생 기법이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어느 동네에 사는 제프리 리어리(49살 소프웨어 엔지니어)는 자전거전용로와 차도 경계에 뚫어뻥 72개를 도로에 시공했다.
리어리는 (자동차의 침범으로 자전거전용로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에 화가 조금 났을 뿐) 평범한 시민이다.
관할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고 착하게 기다릴 수도 있었을 테지만, 리어리는 직접 뚫어뻥을 박아 분리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이런 노력 덕분에 시는 정식 분리대를 설치하게 되었다. 물론 보통보다 훨씬 더 빠르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