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한놈만 "FAN" 다
필자는 최근 3년간 창업 생태계에 뛰어들어 엔젤투자자, 멘토, 여러 단체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을 만났다. 또한 2018년 10월부터 경북 경제 진흥원에서 일하면서 정말 많은 중소기업들을 만났다. 만나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판매와 마케팅이었다.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제품이 있는데 어떻게 마케팅하고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내 경험과 마케팅 방법에 대해 조언하면 많은 기업들이 “그건 삼성이니 가능한 일이다.”라고 얘기했다.
「주유소 습격사건」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1999년에 개봉된 오래된 영화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 당시 유오성의 대사를 기억하고 있다 “난 한 놈만 패.” 영화에서 무데뽀 역으로 나오는 유오성이 한 명이 여러 명이랑 싸울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100명이든 1,000명이든 난 한 놈만 패.”라는 유명한 대사를 남겼다. 한 놈만 골라 집중적으로 패면 주변에 있는 패거리들이 겁을 먹기 때문에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아르바이트생: “저 형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유오성 : “뭐?”
아르바이트생 : “저기요, 필드에서 다구 붙을 때요. 여럿이서 한꺼번에 덤비면 어떻게 하세요.”
유오성 : “음, 상대가 100명이든 1,000명이든 난 한 놈만 패.”
(출처: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중에서)
창업 생태계에 뛰어들어 스타트업 전도사를 자임하면서 필자가 가장 많이 하고 다닌 얘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스타트업 전성시대”라는 것이다. 외부의 무한한 공유 자원을 활용하는 기민하고 혁신에 열린 스타트업이 충분히 공룡들을 이길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과거 『포천』 500대 기업이 시총 1조 원에 도달하는 시간이 20년이라면 지금 유니콘 기업들은 평균 5.5년이 밖에 안 걸리고 있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은 2년 만에 기존 거대 운수회사와 호텔체인 힐튼의 시총을 넘어서고 있고 그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를 목격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초연결성이 우리 기업들의 생존 방식과 성장 방식을 바꾼다면 마케팅도 변해야 하지 않을까가 이 연재의 아니 이 책의 출발이다.
이 연재의(책)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과거의 마케팅이 시장 세분화Segmentation에 기반해 비슷한 니즈Needs를 가진 집단을 찾는 데서 출발했다면 이제 연결성의 시대는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한 사람이 세상과 연결되어 있고 그 한 사람만 감동시키고 공감을 일으킨다면 빛의 속도로 퍼져 나가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있지만 오뚜기의 갓뚜기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오뚜기 진라면에 대한 고객의 불만으로써 시작된 것이다. 세상을 감동시키는 데 수백 명 수천 명 수만 명이 필요하지 않다. 오롯이 한 사람을 쳐다보고 그 한 사람을 감동시키면 그 감동의 이야기는 전세상으로 퍼져 나가 세상을 감동시키고 움직인다. 우린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한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기업의 크기와 자원의 유무와 상관이 없다. 어떤 면에서 보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재(책)는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나다움에서 시작하라’이다. 초연결의 시대는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것을 넘어 경험이 연결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더나가 실제 세계Real World와 가상 세계Cyber World가 연결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초연결 시대의 특징은 연결의 망을 따라 너무 많은 정보가 흘러 다닌다는 것이다. 연결성 시대의 고객을 부르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정보통’ 고객이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 중 하나인 TMI도 바로 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로 이런 특징을 보여준다. 이렇게 고객이 너무나 많은 정보를 가지는 데서 연결성의 역설이 나타난다. 연결로 인해 더 소통하기 어려워진다는 역설이다. 채널이 많아 소비자와 소통하기 더 쉬울 것 같은데 현실은 그 반대다. 너무나 연결이 많다 보니 주의가 산만해서 소비자의 시선을 잡아 끌기 어렵다. 미국 국립생물공학 정보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인간의 주의 지속 시간은 8초에 불과하다. 재미 있는 사실은 금붕어가 9초라는 것이다. 우리 자신을 생각해봐도 그렇다. 얼마나 많은 문자, 카톡, 밴드 알림, 메일 등이 우리를 산만하게 만드는가? 이런 산만한 시대에 사람들은 어떤 얘기에 반응하고 퍼나를 것인가? 세상에 없는 유일한 얘기만이 사람들의 8초의 주의를 잡아채고 반응하게 만들 것이다. 유일한 얘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나만이 할 수 있고 오롯이 나에게서 출발해한다. 스타트업 마케팅의 출발은 바로 오롯한 나의 이야기, 유일한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귀기울이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만난 스타트업들이 가장 약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스타트업들은 일단 빨리 시작하고 시장에 맞춰 피보팅pivoting 하라는 얘기를 많이 듣다 보니 ‘나다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는 경우를 많이 본다. 실제로 ‘나다움’에 대한 고민 없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실패해도 그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럼에도 오히려 빨리 실패했으니 괜찮다는 위로를 했다.
2부는 ‘연결의 구조를 만들어라’이다. 초연결 시대 빠르게 성장하려면 "나다움"에서 출발한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널리 알려줄 넓고 깊은 연결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더욱이 이런 연결이 1회에 그치는 게 아닌 고객을 제품 기획에서부터 프로모션에 이르는 전 과정에 어떻게 참여시킬지 그 구조를 고민하고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결 구조를 만들면 그 연결을 강화하고 때에 따라 우리의 얘기를 확산시키고 가속화시킬 존재가 필요하다. 커뮤니티와 인플루엔서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보고자 한다.
3부는 마케팅 한놈만 팬FAN다 이다. 소비자 구매 행동이 변화에 대해 얘기한다 과거의 AIDA, 즉 주의Attention하고, 흥미Interest를 갖고, 욕 망Desire을 느끼고, 그리고 행동Action을 한다는 단선적인 깔때기 모델funnel model에서 연결의 바다에서 앞으로 뒤로 자유롭게 유형하는 물고기 모형 모델로 소비자 구매 행동이 변화했다. 이로 인해 구매 행동의 전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추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추천은 행동이고 행동은 오직 감동으로부터만 나온다. 기대 함수로서 고객 감동을 만드는 고객감동관리CSM, Customer Surprise Management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고객감동관리를 만드는 마이크로 밸류 마케팅Micro Value Marketing과 매크로 밸류 마케팅Macro Value Marketing의 개념과 사례에 대해 설명한다. 감동한 고객은 이제 더 이상 침묵하는 고객이 아닌 행동하는 팬이 된다. 이들은 우리가 만든 연결성의 바다에서 추천과 행동을 통해 하룻밤 만에 세상을 감동시킨다.
4부는 ‘그들은 어떻게 팬을 만들었을까?’이다. 고객 감동을 통해 팬을 만든 사례를 브랜드, 유통, 콘텐츠, 고객이라는 틀을 가지고 대표 사례를 본다. 가장 인간적인 브랜드 자포스, 옴니채널을 넘어 유통 4.0 시대 나보다 더 나를 잘 이끌거나 또는 고객 선택의 폭을 좁혀줌으로써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아마존과 알리바바, 콘텐츠 전달의 시점과 양을 통해 고객을 감동시킨 방탄소년단, 그리고 고객 참여라는 관점에서 마케팅의 4P를 4C로 바꿈으로써 다시 디지털 대표기업으로 거듭난 스타벅스 등의 오늘날 성공한 기업들의 성공의 이유를 ‘연결과 팬’의 관점에서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연재는 삼성 휴대폰을 떠난 후 지난 3년간의 고민의 결과물이다. 우리 스타트업들과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4차 산업혁명 시대, 연결성의 시대를 이해하고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작은 인사이트라도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