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움인가

왜 다움이 문제가 되는가

by On the Road

최근 SNS상에서 8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 언서가 운영하는 쇼핑몰이 논란이 되었다. 그 인플루언서가 입었던 옷과 사용한 화장품은 순식간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이 쇼핑몰도 짧은 시간 내에 수천억 원의 매 출을 올릴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판매한 호박즙 제품의 용기 입구에서 곰팡이가 발견 되었고 고객은 환불을 요구했다. 이에 이미 먹은 제품은 환불이 어렵다며 남은 제품만 환불을 진행했다. 이에 해당 고객이 그 사실을 SNS상에 올리면서 파문이 시작되었다. 그후 고객 들이 명품 브랜드 카피 문제와 타 쇼핑몰과의 판매가격 비교 같은 다른 여러 문제들도 지적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 되었다. 급기야 그 인플루언서가 사과하게 된 사건이다. 이 사 건을 보면서 몇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첫째는 이제 좋아하는 얘기든 싫어하는 얘기든 빛의 속도로 퍼져 나간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페이스북 친구들, 인스타그 램의 팔로어들, 단톡방, 밴드 등으로 얼마나 많이 그리고 중첩 적으로 연결되어 있는가? 오가닉 미디어랩이 밝힌 최근 연구 에 의하면 페이스북 사용자의 친구 수는 평균 200명에 불과하 지만 친구의 거리가 4단계 이하인 사용자의 비율은 3분의 2에 달하고5단계이하인사람은90%를넘는다(한국만 통계를 내면 이 비율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 (더 정확하게는 친구, 친구의 친구, 친구의 친구의 친구 수도 포함)가13 억 페이스북 사용자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 이다.* * Organic Media Lab, 2015




매스미디어네트워크 오가닉미디어네트워크 (출처: 오가닉 미디어랩, 2015)


둘째는 고객들이 기업이 현재 보여주려는 것만 가지고 평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의 과거와 감추려고 하는 것들도 고객들의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디지털 콘텐 츠는 아날로그 방식과 달리 거의 영구 보관이 가능하고 완전 복제가 됨으로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 의해서든 즉각적 접 근이 가능하다. 우리는 최근 누리꾼들이 정치인이나 기업들의 과거 이야기나 제품들을 찾아 오늘에 비교하는 사례를 많이 목격하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 돌체앤가바나가 중국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2018년 연말 광고에서 중국인으로 추정되 는 여성이 젓가락으로 피자와 스파게티 등의 이탈리아 음식을 먹는 모습이 등장한다.





(위) 돌체앤가바나의 인종차별적 뉘앙스가 담긴 광고. (아래) 돌체앤가 바나의 2016년 광고에서도 인종차별적 뉘앙스가 담겨 있다. (출처: 돌 체앤가바나)



잘되지 않자 손으로 집어먹는다. 이 광 고를 두고 특히 공동창업자이자 디자이너인 스테파노 가바나 Stefano Gabbana가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네티즌과 SNS로 설 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중국은 거대한 똥이다.” “무지하고 더 러운 마피아.” “우리는 너희가 없어도 잘살 수 있다.”라고 언급 한 점이 알려졌다.


이에 논란이 확대되자 스테파노 가바나는 계정을 해킹당했 다면서 “나는 중국과 중국 문화를 사랑한다. 이미 일어난 일 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했지만 대륙 의 분노를 걷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제 고객은 왕이 아니 라 신이다. 정보의 비대칭은 완전히 사라졌다. 고객들은 자기 가 필요로 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기업의 정보를 불러올 수 있 는 시대에 살고 있다.


셋째는 초연결성 시대를 살고 있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라고도 불리는 고객들의 특징에 관한 부분이다. 전체 인구의 15.9%를 차지하는 20대 초중반까지의 연령으로 자라 나면서부터 디지털 초연결 사회에 익숙한 모바일 네이티브가



*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





초연결 시대를 살고 있는 포노 사피엔스들과 Z세대


그들이다. 전문가들은 Z세대가 당장 시장의 ‘큰손’은 아니어 도 ‘큰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직 10~20대 초중반이어 서 구매력은 낮지만 SNS 활동이 활발하고 호불호를 적극 표 현해 온라인상의 여론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국내에서 『 90년생이 온다 』 라는 책이 크게 유행했다. 이 책에 따르면 많은 1990년생은 알아듣기 힘든 줄임말 을 남발하고 어설프고 맥락도 없는 이야기에 열광한다. 또한 회사와 제품에는 솔직함을 요구하고 조직의 구성원으로서든 고객으로서든 호구가 되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자신에게 ‘꼰 대질’을 하는 기성세대나 자신을 ‘호갱’으로 대하는 기업을 외 면하고 그런 기성세대와 기업들에 대한 얘기는 철저히 찾아 서 적극적으로 공유한다는 것이다.


왜 다움인가? 미국 대통령 링컨이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도 있고 일부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라고 한 말이 오늘 기업들이 부딪치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일시적으로 현재 보여주려 는 부분에만 집중하는 기업들에게는 지속적인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다움을 획득한 기업에게는 오늘의 현실은 위 기가 아닌 거대한 기회가 될 것이다.


#다움#오가닉네트워크#90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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