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주는 위로

새벽에 마주한 나

by 챤현 ChanHyeon

밤과 새벽은 다르다.

아무도 없는 새벽이 좋아 나는 가끔 어둠 속으로 홀로 걸음을 옮긴다. 낮에는 온갖 생각이 내 머리를 휘적거리며 돌아다니기에 나는 도통 생각을 멈추는 방법을 모른다. 내가 지금 왜 살아있는지, 나는 지금 뭘 하는 중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무리 고민해도 지금 당장 답이 나오지 않을 고민들은 나를 괴롭히지만 새벽에는 그런 게 없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새벽에도 여전히 그런 고민들은 내 머리 뒤를 졸졸 따라오지만 새벽의 차가운 공기에 살짝 가려둘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눈을 흘깃 뜬 상태로 새벽 공기를 가득 들이켜 본다.


지나가는 차도 드문드문, 사람은 더 드문드문.

그러는 사이 내가 하고 있던 고민들은 조금씩 자취를 감춰간다. 나는 그냥 나일뿐이고, 살아서 숨 쉬고 있으니 살아 있고, 어차피 잠에 빠지면 지금 하는 고민들은 모두 로그아웃. 새벽 공기는 참 희한한 마법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찹찹한 새벽 공기를 한숨 가득 들이켜면 그렇게 고민들은 조용해진다. 그리고 그것들이 다시는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으면, 눈뜨지 않았으면 한다. 작게 소망하고, 그 소망이 헛된 것임을 알면서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아무도 없을 때 조금은 용감해지는 것처럼. 조금은 과감해지는 것처럼.


하루를 돌이켜보며 반성한다.

12시가 지났으니 오늘은, 몇 분 전의 어제보다는 조금 다른 내가 있기를.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생각은 단순해지고 나를 가득 채우는 건 오로지 차가운 새벽 공기. 하루 종일 이 도시를 잔뜩 채우고 있던 매연과 사람들의 숨이 이토록 달콤한 것이었나. 낮에는 느껴보지 못한 자유를 느끼며 홀로 아무도 없는 길을 조심스레 걸어본다.


짧은 산책, 아무도 없는 길을 걷는데 이상하게 마음은 낮보다 시끄러웠다.

그 시끄러움도 새벽의 어둠에는 눈치를 보는지 조금씩 조심스럽게 입을 다물었다.

나는 그 침묵이 조금이라도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더 깊은 어둠으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