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있는 나의 하루

괜찮지 않지만 괜찮으려 애쓰다

by 챤현 ChanHyeon

"너는 지금 이대로 괜찮아?"


어제, 친구인 A에게 그 말을 듣고 나는 잠시 A에게서 시선을 뗐다.

나는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 생각해 보니 전혀 괜찮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딱히 큰 변화를 바라지 않는 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정한 직업 없이 산 지 4년, A는 그런 내가 조금은 답답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반대의 상황이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내가 A를 다소 답답하게 여겼으니 이제 A가 나를 그렇게 봐도 어쩔 도리가 없다.


어릴 때는 그저 막연하게 믿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 멋진 사회인이 되어 있을 거라고. 내 삶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고. 그러나 실상은 멈춰 서 있는 사람이자, 부모에게 얹혀사는 존재다. 나이만 먹었지, 나는 여전히 어른보다는 어린이에 가깝다고나 할까. 10대 후반에서 전혀 성장하지 못한 기분마저 느낀다. 원룸 계약을 척척 하고 주식에 투자하는 사촌 동생이나 친구들을 보면 마냥 어른 같아 보인다. 내가 스스로 처리한 마지막 서류는 작년에 청구한 실비보험이었는데.


밤마다 내 삶이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도 어쩌면 이 때문일지 모른다.

타개책은 분명 알고 있으나 그러긴 싫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 일은 나에게 그저 스트레스였다. 직장과 집만 오가는 삶, 보람 없는 삶이 과연 내 삶일까. 의문투성이인 건 지금이라고 변하진 않지만. 이런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간 건 A에게서 시선을 뗀 지 단 몇 초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A에게 말했다. 응, 좋진 않지만 싫지도 않아. 사실 잘 모르겠어.


일이며 연애며 능숙하게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30대의 삶은 너무나도 이루기 어려운 것임을 이제는 잘 안다. 게임에는 목숨이 두 개라는데, 인생은 단 한 번이다. 이제야 깨달음에 난 또 남들보다 느리구나, 잠깐이지만 속으로 한숨을 쉬어본다. 아슬아슬 저릿저릿한 기분으로 나는 어제를 지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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